제주한달살기

29일 차 (가파도)

여디디아 2026. 4. 29. 22:31

송악산과 산방산

 

가파도의 묘

 

1인은 2만원, 2인 이상 17,000원
마라도
대정초 가파도분교

 

가파도 

 

송악산 둘레길을 걸을 때마다 보이던 가파도

얼마전에 읽었던 소설에서 가파도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등장했던 글을 읽었는데 그게 무슨 책이었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주인공 이름도, 책 제목도, 작가도, 줄거리도 가물가물거리는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릴 뿐,

당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가파도가 배경이었다는 것만 생각이 난다. 쩝~~

지난번 은정이와 가파도에 가려고 했었는데 매진이라 마라도만 다녀왔는데, 가파도 가는 배 앞에는 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서 지금이 청보리축제기간임을 알았고 가파도에 가고픈 사람은 나만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고, 주일에 가파도 예매를 하는데 가장 빠른 시간이 오늘 오전 11시였으니 가파도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다.

 

며칠째 날씨가 화창하여 여름이 성큼 다가온 줄 알고 가볍게 치장을 하고 나섰는데, 운진항에 도착하니 비도 흩뿌리고 바람도 흩날리고 곁에 선 사람들은 심지어 패딩에 겨울조끼에 난리가 아닌데, 나만 뎅강하니 7부 꽃분홍 남방에 봄비무늬가 죽죽 그어져 있다. 참으려고 해도 청보리를 보기 전에 동태가 될거 같아, 마침 준비한 머플러로 온몸을 칭칭 감싸 안고나니 폼이 그럴싸할 뿐만 아니라 사진을 보니 영화배우가 아닌가!!! ㅋㅋ

 

운진항에서 가파도는 10분 거리이다.

선착장에 비끄러매기가 바쁘게 가파도의 예쁜 카페와 아기자기한 섬의 구석구석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그랗게 싸인 섬,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결국 한 곳으로 모이는 곳,  걷다보면 청보리가 익어가는 청보리 밭으로 들어가는 안내가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고, 청보리 밭으로 다가가면 덤으로 갯무의 보랏빛 꽃과 아직도 노란 유채꽃이 반갑게 맞이한다.

돌담이 제주스럽게 쌓여있고 쌓인 돌담 사이로 가파도의 바닷바람이 넘나들고 그 바람을 맞으며 청보리가 익어가고 청보리가 익어가는 냄새에 사람들은 가파도로 몰려들고 있다.

초록의 청보리와 보랏빛과 분홍이 어우러진 갯무꽃, 노란유채가 어우러진 가파도의 들판,

우리는 모두가 아름다워지고 착해질 수 밖에 없다.

머뭇거림 없이 카메라를 건네고 무릎을 꿇으며 허리를 비틀며, 다리를 뻗고 머리를 외로 틀며 타인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참 선하고 착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넓은 자연 앞에서, 아름다운 꽃들 앞에서 누군들 선하고 아름답지 않겠는가.

 

섬 한바퀴를 돌고 용궁수산이라는 식당에서 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하는데 바다음식으로 가득하다.

사진을 부탁했더니 '해도해도 너무하게 나를영화배우로 만들어놓았더라'  는 것이다. ㅎㅎㅎ

이쁘고 정답고 아기자기한 가파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