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달살기

9일차 (봉개사우나, 탑동이마트)

여디디아 2026. 4. 9. 22:14

 

 

아침에 문을 열고 깜짝 놀랐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나도 모르게 "우와~"하고 소리쳤다.

이렇게 신나게 비가 내리는데 빗소리가 들리지 않다니.. 속상했다.

빗소리가 방안에 가득하게 차고 넘치도록 문을 열어 놓았더니 현관 앞에 벗어둔 신발이 젖었지만... 마를테지.

 

빗소리와 CCM을 들으며 모처럼 성경을 읽으며 이불속에 누워 있다보니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니 11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 게으른 시간을 얼마나 꿈꾸며 그리워했던가.

정말 늘~어지게 주무셨다는.....

'하루쯤 계획없이 그냥 지내보기로 하자' 고 생각을 하는데, 스토커가 꼴을 볼 수가 없는가 보다.

카톡으로 전해진 일을 처리하고 슬슬 백지 위에 연필을 움직여 본다.

 

목욕하기

장 보기

 

3시가 지나 봉개사우나에 들러 평내광고에 '목욕탕 왔노라' 보고를 하고

쌓이고 밀리고 묵은 때를, 밀고 닦고 벗기고 광을 내고나니 개운하다.

시내에 가까이 왔으니 은행에 들러 지인들이 부탁한 현금을 찾아 보관하고

이마트로 향해 장을 봤다.

 

제주도 한달살이를 시작하면서 조심스러웠다.

주변에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누구나 소망하는 '한달살이'를 떠난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몸이 아파서, 살아가는 오늘이 힘들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하루하루가 버거운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나만 누리는 호사를 말하는 것이 행여 자랑이 될까 두려웠다.

 

가장 가까운 몇몇 분들께만 말씀드리고, 2권사회 회장님께 살며시 말씀 드렸는데..

비가 오는 날이니 커피 마시라며 커피 값을 보내왔다.

"언니, 커피는 쿠폰으로 보내야지"..

어제는 신선주 전도사 전화가 왔기에 김현준 목사님 만났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전화를 끊은 후 헌금을 보내왔다.

 

커피 값을 헌금으로, 그들의 이름을 대문짝 만하게 적어서 주일에 감사헌금을 드려야겠다.

나를 통하여 배달의 민족으로 사용하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목사님이 힘을 내셔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소명을 다하시길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마음을 아시며 일하실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