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디와산 (함덕)


카페 시소







1코스



정상 전망대


둘레길
아침부터 쌀쌀하여 언니가 준비해준 누룽지를 끓여 숭늉과 함께 먹었다.
몸만 아니라 마음까지 훈훈해지는건 전해주는 마음이리라.
어제도 산에서 내려와 추위가 쉽게 가시지 않아 누룽지와 숭늉을 먹었더니 웅크렸던 몸과 마음이 봄꽃처럼 따뜻하게 녹았 었다.
오늘은 은진이와 김현준 목사님 사모님과 점심을 같이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어제 은진이가 "삼계탕 좋아하시냐"는 물음에 펄쩍 뛰었다.
"나 그런사람 아니야. 난 브런치파야" 은진이의 웃음소리가 제주앞바다의 파도에 실려 조천을 울려퍼진다.
믿지 않지만 정말이다.
'만디와산'이라는 얄궂은 레스토랑은 숙소에서 5분이 걸리지 않지만 제주의 김양과 남양주의 청안이씨 할머니와의 소통은 아직도 어눌해 10분이 지나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 사모님과 은진이가 함께 주차 중이다.
주문을 마치니 서로 계산을 하겠다고 팔을 휘젓는다.
간단히 점심과 음료를 마치고 바닷가에 있는 카페 시소에 가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지은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을 이용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은진이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나니 많이 편안해져서 좋다.
예전의 모습 보다는 엄마로서의 모습과 아내로서의 모습, 그리고 딸로서의 모습이 보여서 참좋다.
어려서부터 보아온 터라 낯설지가 않고 스스럼이 없어서 좋다.
어린 딸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완벽한 엄마의 역할을 감당하다니..
세월이 언제 이렇게 우리 사이에서 속절없이 흘러갔는지...
이런 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을 부려본다.
사모님은 어쩔수 없이 '사모'의 자리를 벗어날 수 없나보다. 조심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목사님과 어렵고 힘들면서도 감사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를 통하여 좋은 일들이 많이 연결지어지기를 기도해본다.
하나님께서 나를 축복의 통로로 사용해주시기를 바래며 기도해야겠다.
마치 외국에서 고향 동생들을 만난 것처럼 애틋하고 아쉽고 .. 그런 마음이다.
헤어지는 시간, 은진이가 "권사님 심심하면 전화하세요" 라는 말이
울컥 소리를 내는 것은 왜일까.
'울컥' 소리가 마음에 걸려 세미오름에 들려 한바퀴를 돌았음에도 걸린 소리가 내려가질 않아 바농오름으로 향했다.
바농오름은 세미오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길래 길을 건너면 바농오름이 있는줄 알았다.
찾고보니 지나는 길에 숨어 있던 오름이다.
'바농'이란 바늘을 말하는데, 이것은 곧 성경에 나오는 '낙타와 바늘'을 뜻하는 것일까? 싶어진다.
그렇다면 결코 만만치 않을텐데..
1,2,3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3코스를 제외하고 1km도 되지 않으니 가뿐하게 코스를 전부 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1코스로 진입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얼마나 어이없는지를 알고 있듯이,
오늘 그 표현을 여기에 갖다붙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작은 동산 같은 오름이름을 '바늘'이라고 붙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고, 부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는데, 부자도 아닌 나에게 가당치 않는 이런 비유가 어울릴까..
내게 있어 무슨 요소가 천국에 들어가는 길을 막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아무튼 500m도 안되는 바농오름을 오르는데 나는 한라산을 오르는줄 알았다.
어쩌면 그보다 더 힘들었다.
헉헉거리다 켁켁거리다 꼴딱꼴딱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어느새 마음에 걸린 소리도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에는 바농오름 둘레길만 걸어야겠다.
정상,
까짓거 오르지 않으면 뭐어때.
이미 경로우대를 받으시는 몸인데 말이야!
아무렴.
8일 차가 지난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시간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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