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맡겨진 소녀

여디디아 2023. 10. 9. 09:33

맡겨진 소녀

 

클리어 키건 /  허진 옮김 / 다산북스

 

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

 

사랑과 다정함조차 아플 때가 있다.

태어나 그것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아일랜드의 어느 시골마을,

농사를 짓는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는 이미 몇명의 아이들이 있고, 한 달 후면 다시 태어날 아기가 아내의 뱃속에서 태어날 날을 기다리도 고 있다.

열심히 살아도 살기가 힘든 가정임에도 가장인 아빠는 카드 게임에서 소를 팔아 치워 가정을 위기에 빠트리기도 한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엄마와 아빠는 나를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에게 맡긴다.

킨셀라 부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병으로 죽고 없다.

비교적 여유가 있고 세련된 가정에 도착한 '나'는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처음으로 맛보는 음식과 교양있는 말씨, 편안한 침대와 혼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방, 친절하게 대해주는 킨셀라 부부의 애정 어린 시선과 정성 어린 손길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차츰 적응이 되어간다.

첫날밤엔 긴장을 해서 오줌을 쌌지만 아주머니는 내가 부끄럽지 않도록 변명을 해준다.

킨셀라부부에게 맡겨진 나는 말을 하는 것부터 달리기를 하는 것, 작은 심부름을 하는 것까지 하나씩 배워간다.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싫지가 않고 익숙해져 갈 즈음 방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들자 다시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되살아난다.

 

킨셀라부부와 가족을 만난 날,

작별인사를 하고 킨셀라 부부와 헤어질 때,

나는 다시 킨셀라부부에게 달려가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킨셀라부부에게 달려가는 나를 향하여 엄마와 아빠가 다시 달려오지만 킨셀라부부에게로 향하는 나를 막을 수가 없다.

 

가족에게 받지 못한 사랑과 다정함,

가난이라는 이유로,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누려보지 못한 행복함 보다 진심 어린 사랑이 어린 소녀의 마음을 막지 못한 거 같다.

 

얇고 짧은 글이지만, 어쩌면 슬픈 예감이 들었지만 따뜻한 울림이 있어 감동이 더 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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