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에게

아들결혼10주년기념여행

여디디아 2023. 9. 5. 11:25

그래,

이만하면 몰맷감 시어머니가 확실하다.

아들 결혼 10주년 여행에 따라나선 시어머니라면 몰맷감이 확실하다.

이웃의 누군가가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기념여행에 동행한다고 하면 '미쳤다'라고 할 것이다.   

누구보다 큰소리로 말할 것이 분명하다. 내가..

그런 내가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기념여행에, 그것도 10주년 여행에 당당하게, 설레며, 기다리며, 혹시 마음이 변할까 봐 불안해하며 기다렸다는 것이다. ㅉㅉ 

 

일주일 전 토요일 저녁에 주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엄마, 다음 주 토요일에 약속 있어? 

  아니... 

 아빠는?

 아빠도 없어. 오려고?

 회사에서 결혼기념일에 유급휴가에 1일 호텔사용권이 나오는데 일부러 리조트로 바꾸었어. 같이 가자고..

 장모님께 같이 가자고 말씀드렸더니 엄마아빠랑 다녀오라고 하셨어"

 

할렐루야~~

남편에게 말했더니 아들결혼기념일에 눈치 없이 동행해도 되느냐고 하면서도 입꼬리가 치밀어 오르고 달력을 확인하고 휴대폰으로 날씨까지 확인하는 설렘을 보인다.

사실 그동안 자녀들과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은근히 부럽기도 했고 여행지에서 보면 95%가 딸과 함께였기에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했었다.

감사한 것은 며느리들이 명절에 가족들이 함께 여행하자고 건의한 덕분에 명절에는 온 가족이 여행할 수 있어서 위안을 삼고 있다.

세상에 어떤 친정엄마가 딸이 시어머니와 여행하는 것을 좋아할까만 사돈이 선뜻 양보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말이다.

 

성희한테 전화를 했다.

"성희야 세상에 결혼기념여행에 시어머니와 여행하겠다는 며느리는 세상에 너밖에 없다. 나라면 못해"라는 내게

"어머님은 다르시잖아요" 

그럴까, 성희에게 나는 다른 시어머니였을까?

그냥 고맙다.

지나간 10년, 나는 어떤 시어머니였을까?

나오미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었는데 조금이나마 닮은 시어머니였을까?

'룻'이 룻이 된 건 '나오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기에 나오미가 신앙의 모델이다.

 

소노캄 고성에서 1박 2일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속초해수욕장에서 인아네 가족들이 파도에 몸을 맡기며 웃음을 부딪히는 모습도 정답고, 모래성을 쌓고 허물어지는 모습에 지치지 않는 것처럼 고난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일어설 수 있기를 빌었다.

흔들바위를 향해 오르는 길에서 나누던 이야기, 힘들어하는 인아를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던 어른들의 마음들, 인아로 인해 느꼈던 기쁨과 행복, 어느새 불쑥 커버린 키와 마음이 우리를 놀래 키고도 남았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선뜻 어딘가를 예약하기엔 힘겨워 머뭇거린다는 성희의 알뜰함이 고맙고 젊은 날의 내가 보인다.

회사에서 주어진 기회에 효도한다는 마음이 너무 귀하고 고맙다. 

 

김성희, 김 선,

귀한 며느리들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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