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지유

지유와 여름휴가

여디디아 2023. 8. 4. 14:03

슬리퍼를 샀다
지유편에 지유엄마가 보낸 시어머니 용돈
하룻밤 묵고 간 며느리가 보낸 드라이기
미리 준비해둔 커플 잠옷
15.6kg에서 16.2kg, 집으로 갈때는 16.4kg
언니를 만나서 너무 좋은 지유
집으로 가서 그린 그림, 할머니께 보여주라고..
할머니와 둘이 한성몰에서 데이트
선 율이와 자장면도 먹고
물고기 카페도 가고
다산현대아울렛 바운스에서
지유의 반찬

 

여름이다.

열매를 맺는다는 계절 여름,

이렇게 더워서야 열매가 제대로 붙어 있을지 걱정이다.

열린 열매에 단맛이 더하고 과즙이 더해져 더위조차 잊게 만드는 맛있는 과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찌는 순간을 견뎌본다. 

휴가를 떠나는 것보다, 집에서 뒹구는 것보다, 산업용 전기로 에어컨을 마음놓고 돌릴 수 있는  사무실이 가장 시원하고 편안한 여름 나기임을 잘 안다. 

보름동안 병원신세를 진 남편은 퇴원을 하자마자 일 속으로 파묻히고 덩달아 나도 파묻혔다.

 

유치원 방학이 전국적으로 7월 27일부터 8월 초 까지인가 보다.

지유가 어려서 잦은 병치레를 하는 통에 엄마가 휴가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또한 세현이의 잦은 해외출장이 선이를 꼼짝 못하는 독박육아로 붙드는 현실이고 보니 함께 보낼 여름휴가는 빈 손일 수밖에 없다.

"엄마, 지유 여름방학때 지유 데리고 집에 갈 테니 지유 좀 봐주세요"라는 부탁은 반갑기만 하다.

방학을 기다리며 지유와 함께 입을 잠옷을 준비하고, 지유가 좋아하는 버섯장조림을 준비하고 미역국과 과일을 준비했다.

떼쓰지 않고, 울지 않고, 잠도 혼자서 자고 일어나는 지유는 특별히 신경 쓸 일이 없다.

더구나 할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고백하는 아이이기도 하다.

 

7월 27일,

세현이가 지유를 데리고 왔다.

지유에게 비밀선물이 있다고 하니 지유도 할머니께 비밀편지가 있다고 하더니 캐리어에서 봉투를 꺼내 건넨다.

"지유엄마가 할머니 드리래" 라며 봉투를 건넨다.

신사임당이 주르르 쏟아지는 모습에 어머나~가 연발이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금요일 하루를 쉰다는 선이가 퇴근 후 집으로 와서 1박 2일 지유친구네와 함께 가평키즈펜션에 다녀와 토요일에 혼자만 집으로 돌아갔다.

선이가 돌아간 주일, 쿠팡에서 드라이기가 도착했다.

"어머님, 드라이기가 오래되어서 감전될 수 있으니 버리셔요" 라며...

딸이 있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감격이고 감동이다.

 

주일오전에 세현이가 지유를 데리고 유치부에 참석했다.

새로 온 친구라며 선물을 한 보따리 받은 지유가 신이 났다.

친구들도 많고 선생님도 좋다며 좋아하는 지유를 두고 세현이와 남편이 1박 2일 포천으로 낚시를 떠나고 지유와 둘이서 보냈다.  한성몰에서 슬리퍼도 사고 게임도 하고 뽑기도 하고 빵도 먹으며 신나게 놀았다.

지유가 조용하고 심각하게 묻는다.

"할머니, 할머니는 결혼 안했어?"

"할머니는 할아버지랑 결혼했지"

"그런데 왜 아이들은 없어?"

"할머니 아이들은 김주현, 김세현이지,  김주현은 김성희와 결혼해서 인아언니를 낳았고, 김세현은 김선이랑 결혼해서 김지유를 낳았지"

여섯 살의 궁금증은 이런 것이구나... (두 아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귀여워 주겠단다)

 

월요일에는 동생이 율이를 데려와 지유 옷을 사주고 자장면을 먹고 물고기카페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할머니인데도 지유는 자꾸 이모라고 부르고, 동생은 좋아서 헤벌쭉이다.

월요일 밤이 되니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한다.

영상통화를 하고 5분이 지나지 않아 꿈나라로 들어가는 지유,

장난도 심하고 보기와 다르게 개구쟁이이다.

 

화요일

사무실에 바쁜 일이 있어서 세현이에게 맡기고 출근을 했다.

오전에 인아가 집에 도착을 해 지유가 신이 났다.

언니만 졸졸 따라다니며 할머니는 뒷전이다.

구리에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할머니 안사랑해, 아빠도 안사랑해. 인아언니 사랑해" 란다.

현대아웃렛 바운스에서 인아와 둘이서 지치도록 놀고 돌아와 욕조에서 1시간 동안 카페놀이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15.6kg에서 살이 오르지 않는다는 선 이에게 16.5kg로 올려주겠다고 큰소리쳤는데 다행히 16.4kg으로 바꾸어 놓았으니 할머니 체면치레는 했다.

인아와 지유,

내 삶의 기쁨이고 소망이다.

 

 

'사랑하는 지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머신  (14) 2024.01.15
김지유 크리스마스 발표  (10) 2023.12.13
재택근무  (0) 2020.12.22
지유의 여름방학  (0) 2020.08.12
2번째 생일  (0) 2020.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