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입원, 목요일인 어제 철심제거 수술을 했다.
요즘 골절 수술 후 핀을 박고 빼지 않는 것이 많은데 남편은 그것과는 상관이 없다.
고리가 연결된 3자형의 양철스프링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뽑지 않을 수 없다.
1년 동안 절뚝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조금만 걸어도 발이 붓고, 나몰라라 할 수가 없어서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거들기도 하고 직접 일을 하기도 해야 했다.
그때마다 발이 붓고 몸이 힘든 것은 말로 할 수가 없었다.
가능하면 오후에 일찍 퇴근을 하기로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매일 치던 배드민턴을 치지 못해 나오지 않을 줄 알았던 배가 임신부처럼 나오고, 허리가 뒤룩뒤룩해져 배둘레헴이 되고 평생 처음으로 몸무게가 80kg을 찍고 바지허리가 끼고 티셔츠가 꽉 끼는 현상이 결국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대관령옛길을 다녀오고 조금씩 걷기를 시작하고 먹는 것을 조절하더니 78kg로 내려왔지만 평생 유지하던 75~76을 유지하려면 수술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찾아야 할 것이다.
1년동안 본인이 받은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 덩달아 죄 없는 내가 받은 스트레스 또한 말할 수 없다.
며칠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남편이 우울감과 인지기능이 불안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찔한 것은 본인이 아니고 옆에 있는 나에게로 향했다.
지난번보다 훨씬 위험한 결과지가 나이를 의식하게 하고 그보다 1년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들여다보게 했다.
어제 수술실에서 나온 남편을 보니 울컥했다.
"이게 뭐지? 설마~ , 연민이고 동정이겠지"
그나마 내게 측은한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앞으로 살아서 같이 늙어가는 시간을 좀 더 달달하게 보낼 수 있으려나?
하루종일 일하는 사이로 같이 있다는 건 인내를 넘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 하나님이 주신 사랑 그 이상을 넘어서야 한다.
아무리 말해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절대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알고 또 안다.
수술은 깨끗하게 잘 되었다고 한다.
며칠간 병원에 있으면서 잘 회복할 것이다.
"나오면 곧 일" 이란 공식이 정해져 있으니 가능하면 병원에 붙들어 놓아야겠다.
일은 동생을 불러 도움을 청하고, 혼자서 처리할 것은 처리하고, 나름 자유의 시간을 즐기며
혼자만의 시간이 휴가임을 알기에 즐기려고 한다만 병원에서 또 부른다.
아침에 갈아입은 바지에 주스를 쏟았다며 와서 바지 하나 가져다 달란다...
주변머리 하고는...
이러고 삽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