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다온뜰

여디디아 2022. 10. 5. 13:25

경주시 서악1길에 있는 펜션이다.

다온뜰

혜다카페

 

우리아버지는 누나 2, 여동생 3, 남동생 1명이 계셨다.

 

그 중에 막내고모인 황새골 고모는 우리와는 가장 가까운 곳에 사셨고 그래서인지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고모님이시다.

세살때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흙장난을 하면서 "우리엄마 죽었다"고 울지도 않고 놀았다는 말에 얼마나 슬프던지.

우리집에서 건너다 보이는 동네에 사신 고모,

어릴적 인근마을 사람들은 나만 보면

"황새골 새오댁이랑 똑같다. 어째 저렇게 닮을 수 있나. 희한하다"며 나를 보고 또 보곤했다.

젊은시절부터 키가 크시고 화통한 고모는 어머니회장을 할 정도로 여장부셨다.

위암으로 일찍 세상을 뜨신 고모가 안타깝고 보고싶다. 

친정오빠를 부모님처럼 생각하며 사랑하신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모가 사신 마을엔 김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다.  

그래서인지 마을에 제사가 많아서 사흘이 멀다하고 제사가 있었던 것 같다.

아침에 학교에 가려고 하면 고모가 치마앞에 불룩하게 손을 넣은채로 어린 조카들이 학교에 가기를 기다리며 집앞에 서성거리며 서 있었다.

우리가 학교에 가고나면 아버지에게 제사 지내고 음복으로 사온 떡을 조용히 꺼내 드리는 것이었다.

"자기 오빠 주려고 조카들 학교가기를 기다린 우리고모" 이다.  

 

고모네 둘째딸인 윤수가 경주에서 펜션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꽃꽂이연구가로 살아간다고 했는데 황톳방을 지어서 단체손님만 받는 펜션을 한다고 했다.

어릴적에도 조용한 목소리와 나직한 웃음소리와 은은한 미소가 일품인 윤수,

시골처녀이지만 유난히 피부가 희고 얼굴이 고와서 세련미가 넘치는 윤수이기에 꽃꽂이연구가로 안성맞춤이라 여겼는데 

펜션을 운영한다기에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다.

경주 불국사니 첨성대는 못가더라도 윤수는 봐야한다는 우리 남매들의 마음은 일치한다.

윤수에게 전화를 하니 반가움에 한달음에 달려들 기세이다.

 

혜다카페에서 만나 다온뜰 펜션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경주이다.

나직한 돌담과 고풍스러운 기와집 사이로 평화로운 들길과 황톳길의 골목길이 이어지고 골목길 주변으로 가을꽃과 옛정취가 가득한 글씨와 간판이 정겹기만 하다.

 

다온뜰에 도착하니 윤수의 모습이 담겼다.

파란잔디가 곱게 펼쳐지고 입구에 들꽃이 가을하늘과 함께 곱게 담겨 눈길을 붙든다.

다육이를 심어놓은 꽃밭이 꽃꽂이연구가의 손길이 일반인과 다른 차별화를 느끼게 하고 뒤꼍 가득하게 피어난 마리골드가 어쩐지 피곤한 눈을 맑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눈이 닿는 곳마다 정답다.

침대방과 온돌방, 그리고 황톳방이 하나씩이며 화장실은 두개이다.

손님은 한팀만 받고 있다고 한다.

소녀같은 주인 김윤수씨가 특유의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와 미소로 맞이할 것이다.

 

다온뜰은 터미널에서 가깝고

첨성대와 천마총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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