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남편의 사고

여디디아 2022. 7. 28. 10:43

 

결혼 후 직장생활을 하던 서방이 사업을 시작해볼까?  망설이던 때,

주현인 대학생이고 세현인 고등학생이었나?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 때문에 몇 천 번을 망설이고 다시 망설이고,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고 결국 시작한 것은 몇억의 자본금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이유였고 나름 남편이 인쇄 부분에 대해

기계와 잉크를 잘 알고 있었고, 편집부분과 책자에 대해 내가 조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펼쳐진 문명은 컴퓨터라는 희한한 기계가 눈부신 변화를 가져왔고 손 끝 하나에 색상의 변화와 글씨의 변화, 크기와 모양의 다양함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끄는 것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아빠를 보며 두 아들이 의논을 하더니

군대를 앞두고 있던 주현인 한학기 미리 휴학을 하고 아빠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며 일을 거들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자간의 관계가 끊길 뻔한 아슬아슬한 과정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마는... ㅋㅋ

남편의 월급으로 시부모님의 생활비와 두 아들의 학비에 아둥바둥대느라 우리 네 식구의 생활비는 내가 보충할 수밖에

없던 시기였다.    

 

사업을 시작한 몇 개월 후 책상 위에 수북하게 쌓인 고지서를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학교에서, 세무서에서, 한전에서, 시청 수도과에서,어디어디에서....

책 한 권 분량의 영수증을 본 순간,  정신이 까마득했다.

입사 10년 기념으로 연말에 받은 5돈의 팔찌를 금은방에 팔아 빚을 해결하고서야 마음이 편안했던 기억이 새롭다.

다시 해주겠다던 남편이 몇 년 전에 팔찌를 해주었는데 서랍에서 잘 주무신다.

 

춥고 덥고, 꽃이 피고 지고,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무성하고 탐스럽던 머리카락이 아침저녁으로 한 움큼씩 빠지고,

때에 맞추어 염색을 하고 얼굴 가득히 주름이 생기고 그보다 뱃살은 더 빠르게 채워지고, 몸이 비대해지는 만치 세월이 흐르더니 대학생이고 고등학생이던 두 아들이 어느새 아비가 되어버린 세월이 흘렀다.

 

화요일 저녁, 현수막을 걸고 온다던 남편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 빨리 오란다.

현수막을 거는데 갑자기 바람이 휙~ 불어와 끈을 놓쳐 잡으려는데 사다리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발에 힘을 줬는데 발을 움직일 수 없다고..

어제 아침 병원에 갔는데 발뒤꿈치 뼈가 세 조각이 났다고...

코로나로 인하여 병원에 들락거릴 수가 없다고 해서 응급처치만 하고 급한 일을 처리하고 오늘 아침에 다시 병원에 가서

입원을 했다.

일주일 동안 부기가 가라앉기를 기다려 다음 주 목요일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여름은 시원한 병원에서 차려주는 밥이나 먹으며 편안하게 보내라고 했다.

덕분에 나도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하게 지내보고 싶다고... 이건 좀 진심이다.

 

수술 잘하고 회복 잘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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