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계획은 속초 더클래스300 호텔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예배 후 바다향기길을 걷고, 속초중앙시장에서 젓갈을 사고
이모네에서 생선구이를 먹고 바다정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기였다.
예배 후 바다향기길을 걷다가 꽃게가 커다랗게 걸리고 파도가 데크를 덮고 있고, 틈새를 못 참아 오징어와 낙지, 불가사리와 가오리가 펼쳐져있는 그림이 너무 사실적이라, 해산물을 좋아하는 인아를 생각하며 사진을 보냈다.
바다향기길은 외옹치항에서 시작하는 길은 걸어봤기 때문에 외옹치항둘렛길에서 시작했다.
사진을 보내고 30분이 지났는데 우리인아한테서 전화가 왔다.
"할머니 우리 속초에서 만나자. 그리고 점심 같이 먹자" 란다.
이건 뭐, 친구가 오늘 점심 내가 살터이니 어디에서 만나자는 톤이다.
아침에 일어나 강릉에 가려다가 할머니가 속초에 있다기에 속초로 출발했단다.
인아를 만날 시간은 아직 3시간 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설레고 가슴이 붕붕 뛰고 난리다.
결국 바다향기길을 1시간 30분만에 마무리하고 속초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줄을 서서 씨앗호떡을 사서 먹고 명란젓과 씨앗 범벅 젓갈과 황태채를 샀다.
신세만 지고 있는 영숙이와 선집사, 한집사에게 젓갈을 선물할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인아네가 도착을 하고 식당을 정하다보면 시간이 지체되고 일찍 출발한 아이들이 배가 고플 거 같아 먼저 식당엘 가 주문을 했다.
평소 인아를 데려가고 싶었던 '유진게찜'이다.
나도 작년 결혼기념일에 처음으로 온 곳이다.
대게와 홍게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손녀와 며느리와 아들을 위해서는 선뜻 카드를 내밀게 된다.
대게가 찜기에서 김을 내고, 인아네가 속초를 향해 달려오는 시간에 '바다정원'이 아닌 '바다 담다'라는 카페에서 영랑호를 바라보며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기다리는 시간은 커피 향만치 향기롭다.
커피를 마시며 속초 앞바다에서 밀려들고 다시 밀려가는 파도를 바라보자니 어느새 인아와 만날 시간이다.
속초에서 만나는 인아는 더더 반갑고 더더 이쁘다.
성희와 주현이도 이쁘고 반갑고 고맙다.
여전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녀에게 대게 다리를 건네주고 껍질을 벗겨주기에 바쁘다.
라면과 게딱지 볶음밥까지 해치웠다.
오전에 걸었던 외옹치 둘렛길의 예쁜 모습을 보고싶다는 인아의 부탁에 다시 둘렛길을 걸으며 행복한 시간을 마음에 담았다.
돌아오는 길에 인아에게 이디야커피를 사 오라고 하니 제법 심부름도 잘한다.
홍천휴게소까지 인아가 할머니랑 같은 차를 타고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고, 홍천휴게소에서 엄마 아빠 차로 바꿔 타는 인아 모습은 당연히 미적거린다.
'마석에 가고 싶다, 할머니가 우리 집에 들러서 내가 만든 꽃을 가져가라'는 인아의 말은 결국 할머니와 더 있고 싶다는 말이다.
모처럼 인아네와 함께하는 속초여행은 행복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