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가족사진

여디디아 2021. 11. 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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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인가?

새벽에 눈이 떠졌는데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잠이 오지 않아서 핸드폰을 켰다.

'남양주에 살면 제주도 무료 여행'이라는 광고에 눈이 번쩍, 잠이 확~ 달아났다.

100명 모집에 97명이 응모, 3명이 남았단다.

눈에 불을 켜고 빛의 속도로 클릭...

남양주 스튜디오 연합회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내용을 보고 선정한다는 말에, 가능하면 처량하게, 되도록 불쌍하게,

코로나로 인해 죽을 맛이라는 내용으로 소설을 썼다.

그리고 다음날, 축하합니다. 당첨되셨습니다란 메시지와 함께 스튜디오 소개와 홈페이지 주소가 올라왔다.

클릭을 하니 가족사진이 이런저런 모습으로 도배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11월 14일 오후 5시 예약했으니 다른 약속은 하지 말라고 공고를 했더니 급히 다이어트에 돌입한다는 말이 용인에서 가양동에서 물론 남양주에서 들린다.

가을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겨울에게 밀려나는 속도로 시간은 밀려나고 그날이 왔다.

무지개색으로 티셔츠를 입자는 내 말에 주현이가 '촌스럽다'로 칼로 무를 자르듯이 자르고, 흰 티는 어떠냐는 말에 뚱뚱해 보인다며 탁 치면서 하는 말이, 각자 반팔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로 통일하자고 한다.

이미 겨울로 들어선 날에 반팔티셔츠라니...

혼자 구시렁거리다가 한성몰에 들러 검정 티셔츠 여섯 벌과 인아와 지유용으로 분홍색 두벌을 샀다.

가난한 내 지갑을 알고 있는 한성몰(?)이 원플러스원으로 판매하는 바람에 감사한 마음으로 꿍쳐둔 비상금을 썼다.

 

부모님 꾸밈을 위해 4시까지 도착하라는 말에 온 가족이 4시에 스튜디오에 도착을 했다.

신부화장보다 더 진하고 화려하고 섬세한 화장을 하노라니 인아가 하늘 말,

"할머니  화장이 너무 진해서 무섭다. 그런데 눈은 아이돌 같아" 란다.

이미 신부화장은 몇십 년 전에 했고, 두 아들 결혼시키느라 혼주 화장도 끝났고, 더 이상 진한 화장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화장을 한 내 모습이 낯설지만 사진은 길이길이 남을 터이고, 인아와 지유가 두고두고 할머니를 기억할 테니 가능하면 실물보다 이쁘게 나와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하물며 새신랑 입장할 때도,  혼주일 때도 화장을 않던 남편이 억지로 끌려가서 살짝 화장을 했다.

물론 투덜 투덜이 끊이질 않지만 성희가 "아버님 훨씬 젊어지셨어요" 한마디에 입이 확~ 벌어진다.

 

남편이 잠을 자면 선이가 눈을 뜨고, 선이가 잠을 자면 남편이 눈을 뜬 사진이  40%이다. ㅋㅋ

지유와 인아는 역시 다른 물이다. 

카메라를 향해서 포즈도 잘 취하고 웃음도 얼마나 잘 웃어주는지.

카메라맨이 "문제는 아빠"라며 사진을 찍을 때마다 들쑤시고 겨우 건진 사진들이다.

이벤트라고 했는데 원본 파일은 주지 않으며 액자에 넣으면 기본 몇십만 원 이상 백만 원이 넘는다.

이벤트 사진은 A4 사이즈에 액자이다.

원본 파일만 50만 원에 받았다.

아깝긴 하지만 이 기회에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좋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아이들이 검색한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건 무슨 일인가.

남양주에서 주문한 小자 같은 大자의 탕수육과 깐풍기, 반 그릇 같은 한 그릇의 짜장면과 짬뽕이 맛있다고 하는데 한 그릇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다면 당연 맛있을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식사 중에 남편이 슬쩍 카드를 내밀자 눈치를 챈 주현이가 얼른 일어나 계산을 한다.

큰아들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을 보니 흐뭇하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정말 행복해진다.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자녀들의 삶이 내게는 한없는 축복이다.

모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소망하며 버킷리스트 하나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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