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라!

곰배령

여디디아 2021. 5. 25. 14:55

곰배령 주차장
출입구(신분증 확인 후 입산허가증을 받는다) 
쉼터 2
곰배령 정상

 

가운데 솟은 봉우리가 대청봉이란다!!
천상의 화원
이곳에서 입산허가증 확인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한 곰배령 끝집의 산나물전과 식혜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가 좋아?

 

언제인가 TV에 곰배령이 등장했다.

'인간극장'에서 딸과 아버지가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그때부터 곰배령에 대한 나의 마음은 싹이 나고 잎이 피고 꽃이 피어 열매가 맺히기를 기다렸다.  

코로나로 교회에서 영상예배가 생활이 된 듯하고 어느새 편안한 늪에 빠져 자유로운 주일을 보내고 있는 나를 본다.

'모든 예배를 회복해야지' 하는 다짐보다 점봉산 곰배령을 예약하는 손길이 더 날렵하다.

 

곰배령 입산시간을 10시로 예약했기 때문에 새벽부터 설치기보다는 토요일 오후에 속초에서 하루를 묵고 1부 예배를 드리고 산을 오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토요일에 속초로 향했다.

여유로운 시간이라 인제의 낚시터를 확인하고 소양강 둘레길을 눈으로 보고 마음에 새기며 어쩌면 언제인가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침을 발라 놓고 저녁엔 물치해변에서 이어지는 데크 길을 검은 바다와 흰 파도를 바라보며 걸어보기도 했다.

데크 길과 바다와 파도와 아이스커피는 달달한데 어쩌자고 내 마음은 시큼하다.

 

속초에서 하루를 묵고 예배 후 곰배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침식사를 해야지 하는데 식당이 보이지 않고 어쩌다 보이는 식당은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

곰배령에 도착하니 9시,

신분증과 예약번호와 동행자의 신분증까지 확인을 하고 입장할 수 있으며 온라인 예약만 가능하다.

10시에 예약을 했지만 입장이 가능하여 9시팀들 속에 섞여 정상으로 향했다.

 

계곡을 끼고 가는 길은 완만하여 누구나 걸을 수가 있다.

5.1킬로를 왕복하는 것이 힘들어 중간에서 하산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오르막이라는 사실도 느끼지 못하고 걷는 길은 감탄사가 끊어지지 않는다.

천상의 화원이란 말을 누가 했는지, 어쩌면 이렇게 잘 표현을 했는지.

아름답다 못해 신비롭기까지 하다.

길 옆으로 보이는 나물은 엄마의 산나물 보따리를 풀어헤친 듯하다.

갖가지의 나물이 결국 엄마를 생각나게 하고, 높고 깊은 산을 헤매며 나물을 뜯었을 엄마가 그립기만 하다.

 

천지에 웃자란 나물을 바라보니 아까운 마음이 든다.

엄마였으면 저 나물이 아까워서 뜯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정답일 수도 있다.

돌이 박힌 흙길 옆으로 우둑우둑한 나무가 자라고, 나뭇잎은 여름 볕에 색상을 더해가는데 나뭇잎 사이로 청명한 하늘과 하얀 구름이 선 듯 선 듯 지나가고 옆으론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어 손바닥으로 물을 핥는 기드온의 삼백 용사처럼 차랑거리는 계곡물을 마시고 싶어 진다.

 

정상에 도착하니 인산인해를 이룬다.

곰배령이란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지만 언제나 그러하듯이 난 패스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곰배령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니 마음 가득히 충만함이 차오른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쉼터가 따로 있어 토마토와 오이와 커피를 마시고 고생한 발에게 시원한 공기를 선사한다.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가 대청봉이라는 사실에 다시금 올려다본다.

갈 수 없는 곳, 그래서 더욱 웅장하고 멋진 대청봉이다.

 

내려오는 길은 한산하여 천상의 화원을 더욱 자세히 그리고 오래오래 들여다보았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도록 이쁘고 멋진 화원이다.

이 봄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오고 싶은 곳이다.

 

강선마을에 들러 곰배령 끝집이란 식당에서 산나물전과 식혜를 먹었다.

얼마 전 이영표 선수와 허영만 식객이 산나물로 식사를 할 때 침만 흘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하지만 식사는 별도로 팔지 않아서 아주 많~이 아쉽다.   

산나물은 연하고 풍성하여 나물 값만 만원은 될 것 같다.  

 

곰배령 마을엔 펜션이 손님을 기다리고 여기저기서 펜션을 짓는 모습을 보니 언제인가 이곳도 관광지로 변해

세련되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다.

변함없이 지금의 모습으로 오래오래 간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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