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북한강 자전거길 천마산역~평내호평역

여디디아 2021. 5. 17. 12:09

천마산역 입구
묵현리 먹갓마을

 

호만천엔 노란창포꽃이 요란하다
경춘국도앞 평내호평역
이미트 방향 평내호평역 

 

북한강변 자전거길을 걷다가 중단한 지가 꽤 지났다.

서방이 배드민턴을 다시 시작한 후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겨울이 지난 자리에 들어선 봄은 뚱뚱한 몸매를 돌아볼 수밖에 없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트레스로 돌아왔다.

탁구를 치려니 실내운동이 두렵고 머물고 있자니 고도비만이 될까 봐 두렵다.

하여, 걷기에 열심을 내기로 했다.

일주일에 서너번 정도는 출근이나 퇴근길에 천마산역에서 사무실까지 걷기로 하고 부지런을 떨었다.

 

집에서 천마산역까지 1킬로 남짓, 평내호평역에서 사무실까지 1킬로 남짓,

천마산역에서 평내호평역까지 3.5킬로.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으면 1시간 30분이 걸리고 거리는 6킬로미터이다.

 

집에서 시작할 때도 있지만 천마산역까지 서방과 같이  차로 이동하고 천마산역에서 걷는 이유는 길이 이뻐서이다.

천마산역에서 마치 터널까지 이어지는 길은 묵현리의 먹갓 마을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쁘게 꾸며놓은 길이 마음에 들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마치 터널(642m)을 지나고 나면 호평동이 시작되는데 평내호평역까지의 길이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다.

아카시아와 때죽나무, 찔레꽃과 장미 넝쿨까지 아치를 만들고 바닥은 황톳길을 연상하는 색으로 깔려 있어서 걷는데 부담도 없고 지루하지 않다.

특히 천마산역에서 평내역까지 중간에 화장실이 두 개나 준비되어 있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화장실은 안심 화장실이라는 문구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어서 중늙은이인 내가 사용하기에 딱이다.

(어디를 가도 화장실을 먼저 확인한다).

 

지난 토요일엔 비가 내려 퇴근길에 혼자 걷기로 했다.

비만 오면 도지는 '싱숭생숭한 마음' 때문에 걷지 않을 수가 없다.

호평동에서 핫도그 하나를 사서 먹으며 걷다가 마치 터널 입구에서 언니 권사님 3분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마치 터널을 지나서 장로님 부부를 만나 또 인사를 하다 보니 집에 도착하니 두 시간이 지났지만

길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쁨은 참 크다.

 

계절의 여왕인 오월이다.

호평동 장미꽃이 하나씩 피어나기 시작하고 언제부턴가 향기를 잃은 아카시아꽃은 이미 누렇게 변색되어 볼품없는 중늙은이의 내 모습이다.

 

좋은 계절, 건강한 다리로 마음껏 걸을 수 있으니 감사한 일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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