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붉은오름

여디디아 2021. 3. 4. 09:34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오름을 올라야 행복하다

 

고라니
이런 가식적이고 이중인격이??

 

붉은오름 정상

 

입구부터 여러갈래의 산책로 

 

삼나무숲길

 

생태자연연못

 

선흘곶 쌈밥정식

 

 

사려니숲과 등을 맞대고 있는 붉은 오름이다.

368개의 오름이 각각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처음엔 올레길에 미쳐서 제주도를 들락거리다 다랑쉬오름을 오른 후 오름에 빠졌다.

제주도엘 가면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이나 잠수함이나 뭐 그런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

 

붉은오름은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이라고 검색해야 한다.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니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휴양림은 입구에서부터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다닐 수 있는 길과 어린이가 걸을 수 있는 길,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오를 수 있는 오름이 있어서 누구나에게 환영받을 수 있다.

 

붉은오름에 도착을 하니 내 입이 헤벌쭉해진다.

안 돌 밧돌 오름을 참은 내 기분을 맞춰주려고 서방도 씩씩한 척, 즐거운 척, 힘이 안 드는 척을 하는가 하면, 

오름에 대한 찬사까지 퍼부으며 한 시간의 오름을 오른다.

오름 분화구는 보이지 않고 둘레길이 야자수매트를 깔기도 하고 계단으로 놓이기도 하며 길게 이어진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고라니 한 마리를 만났다.

놀란 듯하더니 멈춰 서서 '저 아줌마가 누구지?' 하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본다.

 

오름 한 바퀴를 돌아오니 그제야 사람들이 오름을 오르기도 하고 산책로를 걷기도 하며 오랜만에 맞이하는 자유를 누린다.

한적한 길이라 마스크를 벗고 다니다가 사람 소리가 나면 마스크를 올리는 모습을 하며, 보니 서로를 못 믿어하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 

제주도에 오기 이틀 전, 호평역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성이란 확인까지 받고서야 왔지만 지금은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믿어서도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붉은오름을 내려와 선집사와 갔던 '선흘곶'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쌈밥정식을 주문하니 흑돼지수육과 고등어 반마리, 톳 무침과 버섯무침, 시래기나물과 싱싱한 상추와 쌈이 나왔다.

옆 테이블을 보니 반찬 그릇에 잔반이 남았고, 고등어 등뼈엔 살이 듬성듬성 붙어 있는데 우리 그릇은 모두가 설거지를 한 것처럼 말끔하다. 고등어가 있던 자리엔 가시만 물에 씻긴 듯이 남았다.              

 

선흘곶 쌈밥정식은 15000원이다.

가격이 오르지 않았고 맛은 그대로이다.

밑반찬의 모든 재료가 제주도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라 더욱 맛이 있다.

역시 배가 불러야 용서할 마음도 생기고 이해할 마음도 생긴다.

희한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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