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한국인 이야기

여디디아 2020. 5. 19. 14:36

한국인 이야기

탄생

(너, 어디에서 왔니)

 

이어령 / 파람북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누구인지 모른다.

이제야 비로소 한국인 문화 유전자의 모든 암호가 풀린다!

 

이어령,

이름만 들어도 어딘지 모르게 자신을 움츠리게 하고 훈계를 들어야 할 것 같은 분이다.

대한민국의 품격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는 분이시기도 하다.

연로해지신 모습을 뵈며 어쩐지 불안한 기분은 나의 욕심인가.

강건하셔서 오래오래 이 나라를 위하여 든든한 기둥의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인 이야기

한국인이라고 해도 한국인 이야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작가는 한국인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하며, 살아생전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여기며 한국인 이야기를 집필했다.

 

한국인 이야기는 작가의 영아기 때부터 들은 이야기,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넘어갔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한국인 최초에 듣는 이야기가 아마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인 것 같아서 한국인 이야기 시작을 꼬부랑 할머니로 시작한 것을 보며 참으로 대단하기도 하고 기이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꼬부랑 할머니가 한국인 이야기임이 틀림없듯이, 요즘 임산부에게는 '태명'이 유행이다.

뱃속에 있는 작은 생명체, 아기에게 태명을 지어줌으로 엄마와 태아가 소통을 한다는 의미로 한국인이 가장 먼저 '태명'을 지었다는 것을 작가는 자랑한다.

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태아의 이름 '태명',

부모가 되는 부부들이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생명에 대한 기대와 사랑을 담아 부르는 이름 '태명',

작가는 '태명'을 지어 부르는 젊은 부모들을 향하여 칭찬을 보내며, 한국인 이야기가 새롭게 만들어져 감을 기뻐한다.

 

'너는 어디에서 왔니'라는 부제는 새로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새롭게 탄생하는 생명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을 한다.

태명에서부터 출산하는 과정과 집 밖을 나서며 성장하는 모든 과정,

특히 배꼽에서 탯줄을 자르는 일부터 의미까지, 그리고 몽고반점에서부터 기저귀의 사용법과 포대기의 이용법,

기저귀와 포대기가 아기와 엄마와의 관계를 어떻게 연결시켜 주는지, 아기의 성장과정에 꼭 필요한 것, 엄마가 지녀야 할 마음과 엄마의 지혜로 인해 자라나는 아가의 발달과정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엄마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달라지는 것이 유익한 것도 있지만, 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과 자라나는 아기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인이 지녔던 방법들이 얼마나 지혜로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데, 그런 방법들이 점점 서구문화를 따라감으로 우리의 것이 잊히는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포대기를 사용함으로 엄마와 아기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소통하였지만 이제는 외국인들처럼 스와들링을 함으로 아기와 엄마의 소통이 단절되는 아쉬움이 있는 반면, 서양에서는 스와들링을 버리고 포대기를 사용함으로 아기와 엄마가 점점 밀착되어가며 안정을 찾아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서양의 아기와 한국인의 아기가 양육되어가는 과정을 비교하면서 설명하는데, 한국인은 사랑과 정이 우선이지만 서양에서는 어릴 적부터 독립된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배꼽에서 탯줄을  자르는 것에서부터 기저귀를 차고 포대기로 업히는 일,

옹알이에서부터 걸음을 떼기 위하여 홀로 서는 과정까지의 묘사도 얼마나 자세하고 풍부한지.

 

'우리는 인간으로, 한국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 살의 냇물을 건너 하나의 인간이, 한국인이 되어가는 존재인 것이다' (P.292)        

 

'아비가 낳는 일과 아내가 기른 것과 스승이 가르치는 것,

 이 세 가지가 합하여야 완전한 일개 인격자를 만들 수 있는데 세 사람이 다 같이 최선을 다할 것' (P.299) 

 

한국인 이야기 -탄생- (너는 어디에서 왔니)

한국인 이야기를 남기고 싶은 작가는 77세에 집필을 시작하여 88세에 출간을 했다.

그만치 정성을 기울이셨고 오래도록 한국인의 이야기로 남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한국인 이야기를 남기고 싶은 이어령 선생님,

부디 강건하시어 한국인이 들어야 하며, 한국인이 전해야 할 이야기를 많이 남겨주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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