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 Denstory
100세를 맞이하며 감사와 걱정이 함께 찾아든다는 노교수님의 에세이를 읽으니 부담이 크다.
한결같이 인자한 미소로 잔잔한 웃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김형석교수님의 '백년을 살다보니'를 대하고, 아직도 건재하신 교수님이 우리곁에 계신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1. 똑같은 행복은 없다
2. 사랑 있는 고생이 기쁨이었네
3. 운명도 허무도 아닌 그 무엇
4.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5. 늙음은 말없이 찾아온다
이 책은 큰 의미가 있다.
100년을 살아오면서 스스로 깨닫는 지혜와 살아온 경험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선배들로부터 배운 지혜와 후배들로부터 얻은 용기, 다시 살아가는 우리를 위하여 주시는 말씀들이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말씀이고 귀중한 자료들이다.
100년을 살아오시며 어느 한 순간도 머물지 않고 자신이 가진 지식을 흘려 보냄으로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자 노력하셨으며
젊은이들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먼저 살아 온 우리의 잘못을 돌아보며 반성하시는 모습에서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여섯 남매를 양육하면서 살아낸 삶의 무게와 깊이가 온전히 담겼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하는 간절한 마음이 애국이라는 단어 대신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난다.
가정과 국가와 종교 어느 하나에도 소홀함이 없이 살피시는 모습이 철학자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기독교에 대한 철저한 신앙관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도 종교를 강요하지 않으며 남의 종교를 탓하지도 않으신다.
20년동안 병으로 고생하던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서의 삶을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고 올곧게 살아가시는 모습과
여전히 강의를 하시고 글을 쓰시며 일을 위하여 건강을 염려하시고 건강을 위하여 운동까지 소홀히 하지 않으시는 철저한 자기관리는 본받아야 할 것이다.
늙음은 말없이 찾아옴으로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말 것과 일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이 엄격하다.
언제부터인가 배우고 공부하는 것에서 한걸음 물러나며 딱딱해지는 머리를 탓으로 미루던 내 모습이 부끄럽다.
'젊어서는 용기, 늙어서는 지혜'라는 말씀처럼 늙어갈수록 지혜로워져야 함을 기억하며, 적당한 때에는 자신을 물러설 줄 알고 젊은이를 앞세워야 하는 지혜를 기억해야함을 잊지 않아야겠다.
인생의 마지막 때이기에 책을 읽을수록 슬퍼진다.
그렇게 살지 못했기에, 그렇게 살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서러운지도 모르겠다.
세명의 딸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이 우리에게 들려주신 것이 아닐까 싶다.
"그 고생 속에는 사랑이 있었거든. 너희들도 인생을 살아보면 사랑이 있는 고생이 가장 값진 행복한 인생인 것을 깨닫게 될 거다"(p.300)
살아가는 날은 고생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사랑이 있는 고생이라면 이 순간도 값지고 행복한 것임을 생각하니 순간순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주변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해야 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
영원까지 이어질 것 같은 이 땅의 삶도 소풍나온 것 처럼 짧은 순간임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하여야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한다.
김형석 교수님
하늘나라 가시는 그 순간까지 강건하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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