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네가 이 별을 떠날 때

여디디아 2019. 2. 21. 16:49

 

 

 

네가 이 별을 떠날 때

 

한 창 훈 / 문학동네

 

 

오랫만에 한창훈의 소설을 만났다.

책이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제목이 '네가 이별을 떠날 때'라고 생각했다.  흡~~

'네가 이 별을 떠날 때'는 기존의 한창훈의 소설과는 좀 다르다.

그는 늘 유쾌하고 상쾌하고 즐거운 내용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유쾌한 이야기꾼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만 번 바닷가를 걸었습니다.

일만 번의 횟수가 채워진 날 문득 '그 무엇이'이 저에게 왔습니다.

비로소 저의 행보가, 심지어 인생까지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했습니다.

이러려고 그 많은 바닷가 길을 거쳐왔구나. 생각이 들면서.

그게 이 소설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바다에서 살아가는 소설가 한창훈

이 소설은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어느 날 혼자 살고 있는 화자의 집 담벼락에서 얼굴이 하얗고 머리가 노란아이가 찾아온다.

삼등항해사에서 이등항해사로 다시 일등항해사에서 선장으로 청춘을 살았던 그는  아내가 난소암으로 죽게 되면서       

혼자 바닷가 외딴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아이가 찾아오면서부터 이야기는 이어진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는 지난 날을 추억하고 자신의 삶을 하나씩 반추한다.

자리에 누워있던 할아버지가 어느 날 죽음을 맞이하고, 할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아갔지만 마패를 하던 아버지는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지키지 못한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엄마와 부부싸움을 한 아버지는 육지로 떠나 생사를 알 수가 없게 된다.

바닷가 사람들의 생업인 배를 타던 삼촌이 해양대학을 졸업하고 배를 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열심히 공부하여 해양대학에 입학을 하게되고 과정대로 선장의 길을 걷게 된다.

'집을 지키며 기다려주는 여자'를 만나 사랑인지 아닌지도 모른체 결혼을 하게 된다.

 

소설에 나오는 어린왕자와의 대화, 그리고 모든 행동들은 작가의 꿈이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사실처럼 표현된 부분들이 현실인지 이상인지를 헷갈리게 할 정도이다.

행복하게 살아보지 못하고 병으로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고, 임신한 딸을 애잔하게 바라보며 외로움을 술로 달래며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애틋하게 다가든다.

소년을 다시 별로 떠나보내고 다시 바다를 돌아나오는 모습이, 한 남자의 삶을 나타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글의 고랑마다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사람은 저마다 외롭다...

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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