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이사

여디디아 2019. 3. 29. 15:24

 

 

 

 

꿈꾸었던 서재

 

서방의 룸

안방

 

3월 28일 목사님 이사심방 점심 섬김 

오곡밥

무  국

연어샐러드

세발나무 고사리 도라지

불고기

파/ 얼가리/김장김치 무나물 새우 멸치 우엉볶음

나박김치와 삼색전

 

 

 

이안아파트 입주한지가 10년째이다.

세월이 뒷통수만 보인채로 훌쩍훌쩍 뛰어넘더니 어느새 와글거리던 가족들도 하나씩 떠나고 달랑 둘만 남았다. 

둘이 살기엔 크기도 하고, 하루종일 낮에는 사무실에서 지내고 밤에 잠만 자는 집이 부담스러워 매매를 하려는데 도무지 임자가 나타나질 않는다.

어쩌다 집을 보러오면 터무니없는 가격을 후려쳐 포기하고 말기도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차에 월세가 어떠냐기에 월세를 주고 우리도 세를 구하여 이사를 했다.

 

교회 가까운 평내로 오려고 했었는데 10년이 된 평내의 24평과 입주를 시작한 마석의 라움아파트 29평이 같은 가격으로 나와 있어 이왕이면 새 집에, 기왕이면 좀 더 큰 곳으로 선택했다.

3월 19일 거래처인 경기이사를 통해 이사를 하고 났더니, 허리가 톡~ 잘라지는 듯이 아팠다.

토요일에 동생이 와서 옷장 정리를 해주고나니 모든 것이 처음 그대로이다.

 

평내교회 축복대심방 기간이라 심방이 끝나는 27일에 이사심방을 하기로 했는데, 성도 가운데 초상이 나서 하루를 미뤘다.

올 3월엔 한달에 6가정이 초상을 나는 대기록을 세웠다는 목사님 말씀처럼 정신없이 장례식이 이어졌다.

 

이안아파트와는 다르게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하여 예쁘기는 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보다 못하다고, 오밀조밀이 지나쳐 불편한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에서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나오면 집 앞에서 엘리베이터가 대기 중이고, 창을 열면 우방아파트와 작은 개울이 보이고, 우방아파트 사이를 들여다보면 동생이 살고 있는 경향아파트가 보이고,  마석의 백봉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경치는 이안아파트 보다 훨씬 좋다.

20년이 된 장롱을 바꾸었는데, 장롱만치 늙어가는 냉장고와 세탁기는 바꾸지 못한채 질질 끌려왔다.

 

꿈꾸었던 서재를 꾸미고 작은 방엔 서방이 짐을 풀었다.

아침이면 낯선 사람을 만난 듯이 반갑게 굿모닝을 외치기도 한다. ㅎㅎ

 

새로운 집,

하루하루, 그날이 그날로 특별한 것이 없지만 특별할 것 없는 나 또한 그렇게 보일 듯 말 듯 늙어갈 것이다.

건강하고 충만하게, 누구에게든 편안한 얼굴과 마음으로 다가가는 노후를 맞이하고 싶다.     

 

새 봄,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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