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골든아워

여디디아 2018. 12. 20. 10:04

 

 

 

골든아워1,2

 

이  국  종  / 흐름출판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8

 사지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져나간  환자에게 시간은 생명이다.  사고 직후 한 시간 이내에 환자는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와야 한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골든아워(golden hour)'다.

 

아주대학교병원 이국종 교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몇 년 전 아덴만에서 부상한 석해균선장을 치료함으로 그는 대한민국에 스타로 우뚝 섰다.

그리고 2017년 온 몸에 총알받이가 된 북한군을 살려낸 의사이기도 하다.

그 이국종교수가 골든아워1,2 권의 책을 출간했다.

책을 출간하라는 주위의 부탁을 거절하던 그에게 동아일보의 박혜경 기자의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였다.

"교수님께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그토록 소중히 여기신다면, 그 헌신이 잊히지 않도록 뭐라도 하셔야 하는게 아닌가요?

지금 아무리 소중해도 몇 년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잊힙니다. 그러나 활자로 남겨둔 기록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요"

그 한마디에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그동안의 자료와 현재의 일들을 집필했다고 한다.

 

2권의 책을 읽고난 지금, 독후감을 쓰자니 이국종교수님이 바라는 것은 오로지 하나란 생각이 든다.

골든아워를 지켜 한 생명이라도 살려내는 것..

그것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고 속이 상하다.

중증외상센터란 현재에 죽어가는 환자를 말함이며 특히 그들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다.

'나는 공장이나 공사장에서 구르고 떨어져 짓이겨진 채 실려 와 병원비에 속수무책으로 주저앉는 환자들과 내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구조적인 문제였다'.

중증외상센터에 실려오는 사람들은 책상 위에서 펜으로 계획하고 예산을 두드리고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공장이나 공사장이나 혹은 전쟁터 같은 치열한 곳에서 치열하게 삶을 버티어가는 사람들이다.

때에 따라 돈이 없어서 수술을 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망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국종교수가 바라는 의사의 소명은 직분이나 명에나 물질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생명을 연장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중증외상센터에 환자가 늘어갈수록 병원엔 적자가 늘어나고 그러다보니 병원에선 외상센터의 환자들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다른 보직교수들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환자들을 돌보며 병원에 이익을 돌려주지만 중증외상센터에서는 비싼 장비들과 보험혜택이 되지 않는 약품들, 또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야반도주를 하는 풍경이니 병원에서 좋아할 리가 없다.

병원 또한 사업이므로 많은 수익을 기대하는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국종교수는 중증외상센터가 대한민국에 더 많이 세워져야 하며 투입되어야 할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와 행정을 돌보는 많은 인물들이 필요하며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병원이나 의료계에선 외면한다.

석해균선장이 이국 땅에서 비싼 비행기로 실려온 것도 이국종교수와 팀원들이다.

여전히 공문은 복잡하고 위에서부터 하달되는 시간은 꺼져가는 생명앞에서도 질서가 우선이다.

종이 한 장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다시 명령으로 내려오고 다시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 동안 환자는 죽어간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는 사실이다.

분초를 다투는 환자들에게 급한 것은 한시라도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과 환자에 맞는 치료이다.

미국에서나 영국에서 유학할 때 그들의 시스템을 보며 대한민국에도 똑같이 도입하고 싶어하는 교수님의 마음은 늘 벽에 부딪힌다.

함께 유학한 일본에서는 미국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환자들을 살려내는데 대한민국에서만 주춤거리고 미적거린다.

병원에서의 눈치 때문에 사직서를 써서 책상서랍에 보관하는가 하면 팀원들의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밥벌이의 종결은 늘 타인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그때까지는 버티는 것이 나은 법이며, 나 스스로 판을 정리하려는 노력조차

아까우니 힘을 아끼라는 그의 말이 나는 틀리지 않다고 여겼다. 어쨌든 이 일은 내 밥벌이였고 병원 일도 직장생활이었으므로 나는 병원의 공식적인 지시로 관두게 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무감각하게' 따라가기로 했다.(p.125)

'이 조직은 나를 깨끗이 자르지도 않았고 온전히 거두지도 않았다'

 

국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되고 부터 외상센터는 더 분주하고 피곤할 수 밖에 없다.

환자들은 시간을 정해놓고 실려오지 않으며 밤낮을 가려가면서 실려오지 않는다.

저녁이건 밤이건 아침이건 새벽이건 환자가 실려오면 그들을 살리기 위하여 피바다가 된 수술실에서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쓰면서도 수술을 해야하고 사람을 살려야 한다.

함께 일을 하는 팀원들이 유산을 하고 쓰러져가고 있어도 병원에선 개의치 않는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하여 이국종교수의 눈이 실명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다리와 어깨를 질질 끌기도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싣고오는 헬기의 소음을 문제로 제기하는 병원직원들과 병원 주변의 사람들의 민원은 날마다 빗발친다.

외국에서는 환자를 싣고오는 헬기로 인한 소음으로 문제삼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하는데 여전히 우리는 그 환자가 내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고 문제를 삼는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는 불만들이 건강한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국종교수는 팀원들을 일일이 마음에 두며 보살피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히 여기며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있다.     

팀원들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일들을. 이후에 자신의 뒤를 이어갈 후배들을 위하여 좀 더 좋은 여건을 마련하고자 하는 그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아주대학교병원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인정되었다.

그곳에서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는데 조금의 걸림이 없으면 좋겠다.

또한 오직 사람과 생명을 위하여 헌신하는 모든 분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자신을 돌보며 즐겁고 행복하게 이 일을 감당했으면 좋겠다.

 

이국종 교수님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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