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 김성미 옮김
HEATH-
(히스-스코틀랜드 황무지에서 군생하는 키 작은 식물로 기후가 무척 험한데도 1년 중 한 달만큼은 황량한 대지에 꽃을 피운다. )
무카이 사토시. 오치아이, 고헤이, 메구미, 우토가 함께 일을 하며 운영하는 바의 이름이다.
무카이 사토시는 아무것도 없는 몸으로 오치아이의 제안을 받아들여 15년째 함께 바를 운영하며 좋은 친구로 지낸다.
이 바의 직원들(식구들)이 함께 지낸 일상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긴장과 스릴을 경험하게 된다.
무카이 사토시는 다카토 후미야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다.
15년전 부모도 없고 친척도 없는, 얼굴의 반이 시커먼 멍으로 덮인 다카토는 야쿠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범죄자의 삶을 살아왔다.
각종 범죄를 망라하며 살아가던 그는 어느날 야쿠자에게 큰 손상을 입힌 후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런 그에게 딸 유키에를 잔인하게 살해당한 후 암으로 연명을 해가던 사카모토 노부코로 부터 제안을 받게 된다.
딸을 무참하게 죽인 살인범들이 무기징역형을 받자 노부코는 다카토에게 그들이 형기를 마치고 나오면 두 사람을 죽여달라는 조건을 내세우며 거액의 돈을 내민다.
오갈데도 없고 야쿠자에게 쫓기던 다카토는 망설임 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돈으로 성형수술을 하고 이름을 무카이 사토시로 개명하여 딴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가오루라는 아내와 호노카라는 어여쁜 딸을 두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라는 편지가 도착하고 스마트폰까지 전달되어 범인 둘을 죽이라는 독촉에 시달리게 된다.
15년 전에 한 약속이기도 하고 노부코가 이미 죽었고, 자신의 행복한 가정을 지키고 싶은 무카이는 사람을 죽여야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매순간 자신을 감시하는 보이지 않는 협박에 시달리며 15년전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무카이의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소설의 내용은 재미에 재미를 더하고 반전이 있지만 난 이 문제에 꽂혔다.
15년 전의 약속,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변했고, 또한 지금의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다면 딸의 억울한 죽음을 위하여 자신의 전재산과 맞바꾼 노부코의 약속은 지켜야 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묵살해야 할 것인가.
15년 동안 행복하게 살았으니 이제는 노부코와의 약속을 지킴으로 유키에에 대한 복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라면 어떻게 할까하는 마음 앞에서 갈등을 했다.
노부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죽여야 할까?
양심에 걸리지만 이미 지난 약속이며 상대방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그냥 모른척 해야할까?
만약에 나라면,
지금까지 행복했던 삶에 감사하며 노부코와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 같다.
지금와서 돈으로 갚는다고 해도 가장 어려웠을 때 자신의 형편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노부코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죽었거나 범죄의 소굴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내 생각엔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와서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지만 약속은 지키기 위한 것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기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재밌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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