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내교회에는 여전도회가 6개가 있고, 40세이하는 부부전도회로, 76세 이상은 백향목으로 묶여 있다.
내가 속한 6여전도회는 56세에서 60세까지이다보니 왕성한 활동을 펼칠 나이기도 하고, 경제적으로도 조금 여유가 있는 편에 속한다.
예전과 달라서 직장생활을 하는 회원들이 많아서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없는 것은 이 시대의 준엄한 명령이다.
매월 둘째주일에 전도회 월례회가 있는데,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교사세미나가 진행중이다.
예배 후 세미나가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참석하기가 어렵고, 잠시의 시간을 틈타 월례회를 하기에도 부담스럽다.
해서.
지난달부터 토요일 오후에 이디야 커피숍에서 월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회를 벗어나 밖에서 모임을 갖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용기백배인 나는 과감하게 결단을 하고 실행에 옮겼으니...
3월 월례회를 전권사님의 장남이자 세현이의 ○알친구인 대한이의 커피숍에서 하기로 공지를 하니 의외로 회원들이 좋아한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교제의 시간에 흥분한 나는 4월 월례회의는 벚꽃놀이를 하자며 금곡홍유릉을 추천했다.
여기저기 봄꽃이 화사하고, 벚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남양주의 벚꽃은 이제야 방긋거리기 시작했는데,
꽃샘추위라기엔 지나치게 날씨가 겨울로 돌아가듯이 추운 날들이 계속되었다.
피어나던 벚꽃이 올스톱을 하고 이미 핀 벚꽃은 추위에 오돌거리며 떨고 있지만 미리 약속한 날짜는 어김없이 다가왔다.
아침, 6여전도회 회원들과 벚꽃구경에 신이나 추위를 무릎쓰고 나오는데, 아뿔싸!!!
휙휙 날리는 것이 눈발이 아닌가.
벚꽃나무 아래에서 눈을 뭉쳐서 눈싸움이라도 해야하는구나... 이런 희한한 일을 우리가 하는구나 싶었다.
다행히 눈은 그쳤지만 봄바람은 우리의 뼛속까지 염치없이 스미고, 아직은 젊고 봐줄만하다고 스스로에게 속삭이는 우리의 교만함이 빈 말임을 증명하듯이, 두꺼운 점퍼에, 스카프에, 주머니에 들어간 손은 당최 나올 줄을 모른다.
홍유릉 입장료는 남양주시에 산다는 이유로 50% 할인되어 1인당 500원을 회비로 계산했다.
홍유릉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보다는 아늑하여 삼삼오오 짝을 이루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추운 봄을 즐긴다.
조선왕조들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덕혜옹주의 슬픈이야기에 멀쩡하던 마음도 아파해보며 여자로서, 조선의 국민으로서의 의무와 도리도 잠시 가져보는 귀한 순간도 가져본다.
홍유릉을 한바퀴 돌고 난 후 벚꽃이 만개한 뒷길을 걸으며, 눈앞에 다가온 봄날을 확인한다.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봄을 주시고, 봄날의 따스한 볕을 허락하시고, 봄볕으로 인해 돋아나는 새싹을 바라보게 하시고, 새싹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느끼게 하시니 과학이 아무리 발달을 해도 생명 주께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뭉터기로 피어나던 벚꽃이 다이어트를 했었나...
형임권사 말로는 나무가 늙어서라는데 정말 그런가?
벚꽃이 낱낱이 피어있어 봄날의 추위마냥 우리의 마음을 쓸쓸하게 하였으니...
벚꽃구경을 마치고 설악추어탕에서 추어탕 한그릇씩을 깨끗하게 비웠다.
꽈배기처럼 꼬여진 국수와 밥 맛이 일품인 하얀쌀밥을 남김없이 쏟아부어 그릇을 비웠으니, 여전히 다이어트는 내일부터이다.
추어탕을 먹고 급히 평내 이디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전위진권사가 쏜 커피와 쥬스를 마시고 월례회를 치루었다. ㅋㅋ
김은희권사님이 기도와 간식 담당이라는 이유로 각가지의 떡과 빵과 음료수까지 준비를 하셔서 이미 만삭인 뱃속을 꾹꾹 누르고나니 일어서기가 싫어지는 것은 준비한 분에 대한 당연한 예의가 아닌가.
카페에 음식을 가지고 들어가는 실례를 지난달과 이번에도 범한 것은 세현이 친구라는 빽과, 전위진 권사가 사장의 어머니라는 빽과 오십줄에 들어선 아줌마들의 당당한 주책들이 세트로 묶어졌기 때문이지만, 미안한 마음은 마음 한켠에 안개처럼 퍼져있음을 대한이가 알아주면 좋겠다.
월례회를 마치고 설정으로 사진을 찍으니, 5월 월례회도 이 곳에서 하자는 누군가의 한마디에, 커피는 내가 쏘겠다는 고영순권사님의 한마디에 어쩌자고 내 입은 벌어져서 다물어지지 않는지. ㅎㅎ
입만 벌어진게 아니라 마음속으로 외쳐대는 이 외침은 또 뭐란 말인가.
"다음달엔 1+1으로 모입시다"
고권사님이야 바가지를 쓰던지 소쿠리를 쓰던지.... 즐거이 감당해 주실줄 믿습니다. ㅋㅋ
강명선권사님이 다음달 간식비까지 누가 앗아갈까봐 미리 예약을 했으며, 강영분권사님 역시 다음에 커피 한번 쏘겠다니..
오월엔 이디야에서 커피와 쥬스와 간식까지 주문을 해서 아들친구의 체면을 살려주고, 사장어머니의 체면을 살려주리라.
암만!!
올 가을엔 인제 자작나무숲으로 가자는 의견에, 행여 핑게가 생길까봐, 아니면 변명이 늘어갈까봐,
"못가는 분은 벌금 10만원 내놓고 빠지라"며 대못을 쾅쾅 박았으며, 이렇게 글로 남기니 모두들 책임지시기를...
하나님을 사랑하며 평내교회를 사랑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를 소망하며, 사랑하는 평내교회를 세워나가기를 소망하는, 봄꽃보다 아름다운 6여전도회 회원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5월 12일 토요일에 평내 이디야에서 만나요!!
봄바람에 마음까지 날아가지 않도록 꼭 붙드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