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숲을 나와 속초 선창활어횟집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구불구불한 강원도 길이다.
골골마다 흐드러진 단풍은 우리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입을 닫지 못하게 한다.
우거진 단풍들이 얼마나 엄숙하고 위엄이 깃들었는지,
차가 밀리고 멀미를 하면서도 설악산을 찾고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제서야 알 것만 같다.
산이 불에 타는 표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도 없어야 한다는 싯귀가 강원도의 구불거리는 길 위에서,
뱃속에 다시 휘몰아치는 멀미 속에서야 마음에 와 닿다니... 참..
봉고 두 대가 달리고, 전도사님의 자동차가 달리는 길,
밖으로는 단풍이 우거져서 마음을 빼앗고, 위로는 가을하늘이 몸과 마음을 풍덩 던지고 싶어지게 만드는데
촌스럽게 우리는 멀미에 시달려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지만 참을 수 있는 한가지 소망은 이 구간이 끝나는 그 곳에
우리를 기다리는 싱싱한 물고기들이 드러누운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인들을 품은 자동차가 마침내 동명항에 있는 선창활어횟집에 멈추어 선다.
미리 예약한 횟집 사장님이 버선발로 뛰어나오시며 우리를 맞이하시고,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에서는 방어, 우럭 광어가 나란히
속을 드러낸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두툼한 생선회, 제철을 맞은 방어, 언제 어디서나 맛으로 유혹하는 우럭, 아무렇지 않은 듯이 오만하게 드러누운 광어,
요즘 몸값을 올리고있는 오징어회의 달큰함과 세꼬시의 아삭함... 겨울이 오기전에 미리 맛을 보이는 숭어회..
'회 먹을 때 말 시키면 짜증난다'는 내 말에 모두들 옆에 앉길 꺼리더니, 다행히 회를 잘 먹지 못하는 경신집사가 내 뱃속을 기쁘게 하는데 한몫을 단단히 해준다. 감사^^*
회와 매운탕을 밀어 넣은 뱃속은 엉덩이를 움직이기도 싫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금정으로 올라 동해안의 푸른 바다에게 또 소리를 지른다.
바다와 파도야 시끄럽다고 하건 말건, 오랫만에 바다를 본 우리는 감탄사이든 곡소리이든 질러내야 예의일 것 같아서
깊은 바닷물 속을 향하여 자신만의 소리를 밀어 넣는다.
돌아오는 길에 양양에 있는 죽도 방파제에 들리자고 내가 추천을 했지만 여기나 거기나 동해바다는 모두가 같은 모습일테니
영금정에서 실컷 즐기고 바로 남양주로 향하자는 만장일치의 의견을 모은다.
영금정을 위로하고 바닷가 바위에서 가로로 폼을 잡고 세로로 포즈를 잡고, 앉기도 하고 서기도 하고,
그것도 부족해 드러누워도 보는 별별의 짓을 다하며 이 가을을 느끼기에 주저함이 없다.
바다앞에서 선 여인들이 얼마나 이쁜지.
30대와 40대와 50대와 60대,
마음은 한결같은 20대일지는 몰라도 사진을 찍어보자니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겉 모습이 젊거나 이쁘거나, 좀 늙으수레하거나 좀 못났어도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은 모두가 하나임이 감사하다.
그런고로 고단하고 분주해도 예배를 사모하며 찬양을 게을리하지 않으니,
세상 어느여인들이 이 여인들 보다 복될 수 있을까 말이다.
호산나찬양대를 위해서 기꺼운 마음으로 운전해 주신 박원일집사님, 박금애권사님,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최영례 대장권사님과 여영이 총무권사님, 그리고 모든 임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