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라!

천마산계곡에서 진옥길

여디디아 2017. 8. 25. 17:54

 

 

 

 

천마산 계곡

 

 

 

 

 

 

 

 

천마산 기도원 뒤

 

 

 

 

비 온 후라 버섯이..

 

 

발 아래 세상

청솔모

진옥길 시작

관음봉 맞은편 백봉산이 보인다

관음봉 오르는 길

관음봉

자작나무숲

 

된 봉

산악 오토바이들이 망쳐 놓은 길

진옥 길 끝

 

 

 

호만천

 

 

장마철인 듯이 비가 내렸다.

덕분에 더운 여름을 수월하게 지내기도 했는데, 농사를 짓는 분들은 좀 힘들 것 같다.

모처럼 산행이다.

선집사님, 박권사와 올 여름에 산행을 했었는데 오늘은 둘 다 약속이 있어서 혼자 다녀왔다.

호평동 종점에서 수진사로 한바퀴 돌고 오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산행..

가뭄이 와도 천마산 계곡물은 완전히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는데 계속된 비로 천마산 계곡이 풍성해졌다.

입구에서부터 콰랑콰랑 소리를 질러대며 철철 넘치듯이 계곡을 채운 물로 어디에서 건너야할지 몰라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발을 적셔가며 계곡을 건넜다.

 

천마산 계곡을 둘러싼 너덜 길이 갑자기 천상의 화원으로 꾸며진 듯하다.

삐죽삐죽 서 있는 나무들이 우둑우둑 소리를 내며 키가 자라고 잎이 자라는 것 같기도 하고 이름모를 풀들이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닦지 않은 모습인 듯이 청초하다.

천마산 계곡이 이토록 이쁘고 멋이 있었던가 싶을 만치 멋지다.

콸콸 흘러내리는 물이 폭포를 이루기도 하고 시내를 이루기도 한다.

구비구비에서 내리치는 물줄기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지,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하게 이름 값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다.

천마산 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오랫만에 사진을 찍으며 나무를 바라보기도 하고 풀들을 들어다보니

내 기척만 들어도 도망치던 다람지조차 잠시 모델이 되어주기도 한다.

 

계곡을 지나 천마의집 앞 너른마당에서 우측으로는 천마산, 좌측으로는 관음봉과 된봉이 이어지는 다산 13코스길이다.

이젠 높은 산이나 기어서 통과하는 길이나, 짧은 다리를 몇번씩이나 움직이거나, 아슬아슬한 바위를 밧줄에 의지하여 벌벌 떨며 오르는 길은 피하고 싶다.

그저 오솔길로 구불구불 이어진 길, 적당한 오르내림으로 등산의 맛이나 조금 느낄 수 있는 그런 길이 좋다.

그러다보니 다산13코스길인 이 길이 나에겐 안성맞춤이다.

몇번을 다녀도 감동이어서 이름까지 '진옥길'로 갖다부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워낙 많이 다닌 길이라 이젠 어디쯤에 바위가 있고 어디쯤에 다리참을 할 자리가 있는지, 어느 길목에 진달래가 피고, 어느 나무옆에 연달래가 피는지, 봄이면 어디에 고사리가 불쑥 튀어나오고 원추리가 쏙쏙 돋아나는지, 우산나물이 나는 곳과 어느 밤나무의 밤이 크기가 작고 굵은지까지 섭렵하고 있다. 

 

수진사에서 돌아오자던 마음은 진옥길 입구에서 바뀌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닐니리야 닐리리 닐니리 맘보"이다. ㅋㅋ

다른 사람들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가 나올텐데 내 입에선 닐니리야가 나오는걸 보니 권사가 맞나?

물론 그런데서 의미를 찾지 않는 내가 아닌가.

천마산 기도원에서 돌아오자던 마음이 다시 동양파라곤으로 내려오자로, 결국은 갈 데 까지 가자로 이어지고 평내 호만천 입구로 닿는걸보니 산에 반쯤 미친 것이 틀림없을 듯하다.

 

비가 내린 후라 먼지도 나지 않고 특별히 미끄럽지도 않아서 좋은데 된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늘 속이 상하다.

산악오토바이가 얼마나 휘저어 놓았는지 아예 구덩이를 파놓은 듯 하다.  길이 없어 옆으로 돌아나와야 하니, 이러다가 다시 길이 만들어지면 산은 그만큼 훼손당할 것이 분명하다.

제발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키워갔으면 좋겠다.

 

호만천에도 물이 콰랑콰랑 흐른다.

얼마전 약대울까지 연장해서 산책로를 만들어줌으로 요즘 호만천 걷기에 빠졌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아무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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