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설날

여디디아 2017. 1. 31. 18:17

 

 

 

어린이집에서 세배 하는 법도 배우고 주머니도 준비했는데... 감기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세배를 못한 아가씨..

 

성경찬송을 펴서 예배를 드리자 자기도 책을 꺼내어 예배드린다는데.. 신경숙의 모르는 여인들... ㅋㅋ

 

 

29일이 성희 생일..  설 명절과 겹쳐서 올해는 이렇게 지내는 것으로..

둘째 며느리인 새댁 선이의 부침개 솜씨

 

설..

작은아버님이 보름간 계시고 인아가 와서 하루를 머물고... 명절 밑이라 사무실은 분주하고..

설을 앞두고 사나흘 동안 밤 늦게 퇴근하고보니 설이 다음주에 있는 줄 알고 생각도 못했다는 사실이다.

 

어찌되었든 내 사정과는 상관없이 시간은 지나고 설날은 내게도 다가왔다.

하루전에 집으로 온 성희와 선이 부치개와 월남쌈을 해서 먹으니 역시 맛있다.

처음으로 며느리들이 부치개를 만들고 월남쌈을 만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명절기분이 저절로 솟아난다.

 

29일이 성희 생일인데 저녁에 생일파티까지 겸했다.

며느리 생일엔 친정가족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것이 내 철학인데 이번엔 명절과 맞닿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1월중에 한번 만나서 식사했으면 싶었는데 서로가 바빠서 올해는 패쓰~~

간단한 생일파티를 하고 세 팀이 벌인 윷놀이는 역시 세현이가 1등을 해서 3만원을 확 쓸었다.

2등이 억울하기도 하고 너무 허무하기도 해서 다음 판엔 1등이 2만원, 2등이 1만원으로 정했는데 어쩌자고 주현이가 1등을 해서 내 마음을 싸아하게 한다. 그냥 그대로 할 것을... 

 

설날 아침,

두 며느리와 두 아들과 손녀까지 함께 앉으니 집 안이 꽉 찬 것 같다. 

예배 후 세배를 하고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모처럼 여유롭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은 아침탓으로 점심을 먹지 않고 각자의 집으로 보냈다. 인아가 열 감기가 심해서 좀 더 일찍 보내고나니 아쉽고 허전하다.

서방이랑 둘이서 메가박스로 달려가 '더 킹'과 '공조' 두 편의 영화를 연속으로 보고나니 밤이 깊었다.

 

주일오전예배를 드리고나니 찬양연습도 생략이고 오후예배도 없다.

갑자기 널널해진 시간을 어이하나 싶은데 서방이 영천에 엄마뵈러 가잔다.  

양평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영천으로 향하니 밀리는 곳이 없어서 4시간만에 정확히 영천에 도착을 했다. 

 

사람을 보고도 헛갈려하시는 엄마가

 "우리옥이 목소리 아이가" 라시며 대문을 열어 주시는데 울컥해진다.

조금치의 망설임도 없이 셋째딸과 사위를 알아보시며 두 손을 맞잡고 놓지 않으시는 엄마..

정말 오랫만에 엄마와 함께 손을 잡고 하룻밤을 자고 돌아오는 길엔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멍울처럼 얼룩진다.

 

설날이라고 하지만 아들도 딸들도 동생도 전화 한통 없는 시아버지를 뵈니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별볼일 없는 부모라지만 새해 첫날인데 찾아와서 세배를 드리지 못해도 안부 전화 한통 없는 시누이들과 시동생,

못된 마음에 괜히 나까지 홀대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어쩔 수가 없고, 자식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부모를 며느리인 나는 또 얼마나 불편한가 하는 생각에 생색이 모락거리며 피어난다.

이러니 인간이지!! 그것도 못된 인간이지.

 

한 살 더 먹었다.

그래서 좀 무거워진다. 모든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형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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