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인아

두번째 외박

여디디아 2017. 1. 25. 15:35

 

 

 

 

 

 

 

 

 

 

 

 

 

 

사랑하는 인아야^^*

미운 다섯살인가,

아니면 사춘기인가,

 

시대가 바뀌니 이젠 사춘기를 정하는 나이도 바꾸어야 할 것 같고, 미운 일곱살은 정말 옛날이야기가 된 것 같으다.

내가 보건대 미운 다섯 살이 맞을 것 같아. ㅎㅎ

작은 입술을 벌리면 어디서 그런 희한한 말들이 톡톡 터져나오는지, 정말 신기하기만 하구나.

표현은 또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어쩌면 옆에서 누군가 쉼없이 재잘거리며 가르쳐 주는 것 같이 그렇게 말하고 표현하는 우리 인아를 보면서 할머니는 정말 할머니가 되어가는 것을 느낀단다.

 

사랑하는 인아야^^*

캐나다 할아버지가 가시고 청소할 시간도 없이 일은 쌓이고, 밤에 도착한다는 인아네 식구들을 맞이하기 위해 할머니는 투덜거리며 쌓인 일을 비집고 집으로 달려가 먼지를 겨울의 찬공기속으로 날려보내고, 인아 증조할아버지가 하루종일 채워놓으시는 담배연기를 성질을 부려가며, 속엣소리로 욕을 퍼부어가며, 그렇게 겨울바람속에 날려보내기도 하고 대걸레로 닦아내기도 하면서

청소를 하고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하다가 교회에 가서 밤기도회 예배만 드린채로 다시 사무실에 왔다가 인아네가 도착했다는 카톡소리를 듣고서야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갔었단다.

 

한달만에 보는 인아는 그새 말도 많아지고 키도 조금 자랐었구나.

엄마와 아빠가 정해고모부부랑 작은아빠 부부랑 스키장에 간다며 인아를 맡긴다는 소식에 할머니는  리딩카 타요버스를 사고, 아기돼지 삼형제와 잭과 콩나무와 동화책과 노래가 쏟아지는 책을 사고, 좀 이르게 설빔도 준비해 놓고 기다렸단다.

금요일 밤엔 여전히 인아와 인아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침대에서 행복하게 잠을 잤었지?

 

토요일아침, 아빠와 엄마가 약속 때문에 외출한다는 소리에 "엄마 아빠 조심해서 잘 다녀와. 인아도 조심해서 잘 놀고 있을께"라며 어른같은 인사를 하며 할머니 손을 잡고 휙 돌아서며 좋아라 하던 인아야!!

마트에서는 장난감 보다 동화책 앞에서 구경하며 책장을 넘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할머니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더란다. ㅋㅋ

오후에 키즈카페에서 점프를 하고 편백나무를 가지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혼자서 눈길을 막무가내로 뛰어가는 바람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시간가는줄 모르고 할머니와 조잘거리며 놀다가 미역국으로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 시간,

눈꺼풀은 작은 두 눈을 짓누르고 잠은 온 몸과 마음을 사로잡는 순간, 잊고 있었던 김성희가 그제서야 생각이 났더구나. ㅎㅎ

어젯밤 엄마가 누웠던 자리를 만지며 "엄마 보고싶어요"라며 통곡을 하는 바람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엄마찾아 가자고 차를 타고 나오니 아파트 정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너는 기절한 듯이 잠에 곯아 떨어지더니 2시간을 자고는 다시 엄마를 찾고 겨우 재웠더니 아직 새벽이 오기엔 이른 시간인 한밤중 2시반에 너는 다시 잠에서 깨어나 엄마를 찾으며 울더구나.

아예 불을 밝히고 잠을 재울 무리수를 두지 않기로 했었단다.

다행이 텔레비젼에서 밤이 새도록 만화영화를 하기에 할머니와 텔레비젼을 보면서 꼴딱 밤을 새우더니 7시가 되니까 다시 잠이 들더구나.

8시까지 교회에 가야하는데 포기하고 있으니 9시에 잠에서 깨어나며 방긋이 웃으며 할머니를 부르며 노래까지 부르는 너를 보며 밤만 없으면 너는 할머니만 있으면 되는구나.. 싶었단다.

 

점심시간이 채 되기전에 엄마와 아빠와 작은엄마 아빠가 들어서자 행복해하며 안심하던 네 모습이 선하구나.

점심식사 후 집으로 가자는 말에 "할머니 같이 가자"며 손을 잡은채 단 1센티도 떨어지지 않으며 할머니곁에 바짝 붙어있던 인아,

먼저 차에 타면서도 할머니 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는 너를 무시한채 아빠가 차를 출발시키는 순간,  통곡소리가 주차장 가득하게 메아리 치더구나.

 

사랑하는 우리인아야^^*

할머니와 함께 청소도 하고, 화장도 하고 , 책도 읽고 , 그림도 그리고, 잠을 못자서 더러는 힘들기도 했지만 네가 가고난 오후는 얼마나 허전하고 텅 비어있던지.

다행히 내일모레면 다시 할머니네 올 인아이기에 할머니는 또 이렇게 넋을 놓은채 기다리고 있단다.

화장실만 다녀와도 "할머니 보고 싶었어요"라며 착착 감겨드는 인아,

때로 배시시 웃고 때로 꺄르르 웃고 때로 배꼽을 움켜잡고 박장대소하는 귀여운 우리인아^^*

 

사랑하는 인아야^^*

어서 금요일이 왔으면 좋겠구나.

 

보고싶은 김인아씨~~

사랑해요^^*

 

'사랑하는 우리 인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 축하해^^*  (0) 2017.11.30
예쁜 인아^^*  (0) 2017.09.27
3번째 생일  (0) 2016.11.29
사랑이라는 거..  (0) 2016.08.11
할머니야 같이 가자!!  (0) 201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