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라면
명사십리해수욕장
정도리 구계등
청해포구촬영장
완도수목원
완도대교
도대체 나는 어떤 사람일까?
예쁘고 날씬하고 집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사는 여자들은 도무지 텐트에서 잠을 자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호텔보다 편하고 안방보다 꿀잠을 잘 수 있으니 어쩌면 거지팔자일까?
갱년기 아줌마의 불면증으로 밤새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끝내는 정신병자가 되고말 것 같이 새벽녘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도 텐트안에만 들어가면 코를 골면서 아침까지 단잠을 이루니... 별나다.
구약성경에 하나님이 이른비와 늦은비로 일용할 양식에 무리가 없도록 복을 주신다는 것은 이른새벽에 내리는 이슬과 늦은 밤에 내리는 이슬이 사막을 적시는 이른비와 늦은비라는 것을 선교사님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난다.
바닷가라고 하지만 전혀 눅눅하지가 않고 축축하지가 않은데, 작은 텐트를 둘러싼 덮개(갑자기 생각이 안남)에는 비를 맞은듯이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흐른다.
아침형인 우리는 일찍 준비를 하고 이틀동안 아늑하게 묵은 캠핑장을 둘러보고 옆에 있는 명사십리해수욕장을 둘러봄으로 이 여행 또한 마무리를 지어야 할 때임을 아쉬운 마음으로 깨닫는다.
장계리 구계등이라는 곳을 향하는데, 어제는 완도의 동쪽이었다면 오늘코스는 완도의 서쪽 코스이다.
이로서 완도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 되니 완도 완전정복이라고 할까.
구계등은 파도에 밀린 자갈이 아홉개의 계단을 이루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아무리봐도 자갈계단이 아홉개로 보이지 않는다.
조용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바닷가, 방림숲으로 이어진 오붓한 오솔길을 기분좋게 걷는데 뒤에서는 거미줄이 걸리니 어쩌니 투덜이의 시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젠 이골이 나서 코끝도 싱끗거리지 않고 내가 볼 것만 본다.
길게 이어진 데크위로 가을햇볕은 눈이 부시고, 눈부신 햇볕아래 가을바다는 하늘처럼 푸르러 바다와 하늘이 구분되지 않는다.
구계등을 돌아나와 청해진영화촬영소로 향했다.
최근에 보았던 명량만이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이 되었다고 한다.
언제 이렇게 많은 드라마가 있었는지, 제목도 듣지 못했던 드라마와 배우들의 사진이 수도 없다.
TV에서 보던 건물들, 영화에서 보았던 웅장한 집들과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지어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특히 초가집위에 얹힌 볏짚인줄 알았던 것이 비닐테이프로 이어져 있는 것이 신기하다.
명량에서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던 바닷가도 여기서 촬영을 했다는데 어디쯤일까 싶어서 두리번거리기만 한다.
완도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이 완도수목원이라기에 완도수목원을 향해 달렸다.
수목원앞에 도착을 하니 나를 반기는 것은 휴관이라는 푯말이다.
1월1일과 구정, 그리고 추석연휴에는 휴관이라니...
아쉬운데로 데크로 이어진 수변공원을 돌아 난대림길을 걸으며 수목원을 잠시 살펴 보고는 아쉬운 마음을 접은채로 돌아나왔다.
완도는 배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었는데 얼마전부터 완도대교를 놓음으로 이젠 배 걱정을 하지 않고 마음데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완도가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하게 되었고 삶의 질도 한단계 높여졌음이 분명하다.
관광지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들이 많아 보인다.
관광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장이 잘 형성되어 특산물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면 좋겠다.
2박 3일간의 완도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고향으로 갔던 이들이 다시 집으로 찾아들고, 떠났던 이들이 다시 처음의 곳으로 찾아들고,
그리고 다시 떠날 날을 기약하며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처음부터 나를 따라다니던 둥그런 보름달이 지치지도 않은듯이
묵묵히 나와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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