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문정동 빕스

여디디아 2015. 8. 31. 09:19

 

엄청난 스테이크와 더 엄청난 가격 

 

 

 

할아버지 안경을 벗겨서 거꾸로 걸치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단번에 반가워하며 좋아라 한다.

 

 

으젓하게 앉아있는 자세.. 

이별의 시간... 갑자기 할매한테 오겠다는 애교..

 

출근한지 20여일만에 첫 월급을 탄 세현이가 월급턱을 쏜단다.

지난 월요일에 주현이의 결혼기념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같이하자고 했는데 주현이가 일본으로 워크샵을 갔기 때문에 일주일을 미루었다.

문정동 빕스에는 세현이의 절친이 근무하고 있어서 거기서 식사하자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날이 쉬는 날이라고...

 

오후 5시에 예약을 했다는 세현이의 문자에 각자 거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주현이가 평내광고로 온단다.

오전에 백봉산을 다녀온 후라 허둥지둥 집으로 달려가 성희에게 줄 닭볶음탕과 떡쌈을 챙겨 사무실로 돌아오니 성희와 인아가 기다리고 있다.

한달만에 만나는 얼굴인데 그새 인아가 컸는지, 나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라고 안겨드니 행복하기 그지없다는..

차를 손봐야 한다는 주현이를 두고 인아와 함께 먼저 출발하여 빕스에 도착하니 정확히 5시다.

10분을 있으니 세현이가 도착하고 이어서 주현이가 도착한다.

오랫만에 여섯식구가 예약된 좌석에 앉으니 가족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어서 마음이 든든하다.

 

오랫만에 온 빕스,

세현이와 둘이서 죽전의 빕스에서 생일을 축하하며 오붓하게 즐기고는 처음인가보다.

그동안 가격은 엄청나게 올랐지만 그에 비해 샐러드바는 예전만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그나마 세현이가 쿠팡이니 뭐니 하며 2인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아까운 마음이 덜하다.

주현이가 샐러드바 2인용을 취소하고 엄청나게 큰 스테이크 (82,900원)을 주문한다. 두 사람이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테이크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높이 올려진 스테이크가 나오니 인아가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기다린다.

뭔 일인가 싶어 궁금해하는데 성희 말이 '생일축하 케잌인 줄 알고 노래를 불러달란다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니 물개박수를 치는가 싶더니 노래가 끝나자 촛물 끄는 흉내를 낸다.

덕분에 세현이와 나는 교대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신이 난 인아는 촛불을 끄고 끄고 또 껐다. 

인아가 자라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다.

 

늙으수레한 서방과 나는 가격에 비해 별로 먹을 것이 없어서 돈이 아까운 생각을 하는데 젊은 주현이와 성희와 세현이는 우리와는 다르다.

주현이의 일본여행의 이야기를 듣고, 회사에서 오래 있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연봉이 500이나 올랐다는 소식에 감사하며 

이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감사가 넘친다.

날마다 한가지 이상의 꾀를 부리고 애교를 피우는 인아로 인해 감사와 기쁨이 넘치고,

세현이가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열심히 일을 하니 또한 감사하고,

인아를 위해서 알뜰하게, 주현이를 위해서 더욱 살뜰히 챙기며 야무지게 살림을 하며 시댁에 오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성희가 감사하고, 인아와 성희를 사랑하며 가장으로서 책임을 감당하는 주현이가 또한 감사하다.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오르는데 갑자기 인아가 나를 향해 팔을 벌리고 안겨온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쩌면 저런 사랑받는 일을 할 수 있는지.     

할머니 볼에, 삼촌 볼에 찐한 뽀뽀를 하고 할아버지가 볼을 내밀자 1mm앞에서 하는 척만 하고 입을 떼내며 할아버지를 놀리는 인아의 재롱에  우린 또 자지러지고만다.

자기를 받아주는 사랑의 깊이를 이미 알아챈 깜찍한 인아.

작은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는 인아의 모습이 다음을 기약하게 하고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충일감을 가득하게 채운다.

 

가족은 나에게 인생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게 한다.

 

귀한 자리를 만들줄 아는 세현아^^*  

댕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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