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네 집
현암 차경선 장로님
황새장로님은 10년이 넘은 블친이시다.
처음부터 블친이 된 이유는 신앙인이 가장 큰 이유였고, 또한 그래서 오래도록 우정이 이어질 수도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모범적인 신앙의 가정을 꾸리시고 직장생활 또한 모범적으로 하심으로 퇴직 후에도 다니시던 회사에서 생신이나 결혼기념일,
권사님의 생신까지 꼬박꼬박 챙기시는 것을 보면 그 분의 생활이 어떠하셨을지 알 수 있다.
블로그에 들어가면 장로님의 일생이 보인다고나 할까?
참으로 많은 자료들이 쌓여 있어서 책으로 출간하실 것을 은근히 압박(?)했다.
처음엔 거절하시다가 나의 끈질긴 설득과 책임지고 편집과 출간까지 책임지겠다는 압박에는 장로님도 두손두발 다 드셨다는...
3월 말쯤 원고를 받아들고는 일을 시작하기전 미친듯이 내용에 빠져 들었다.
흡입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평소에도 국가관이 투철하시고 나라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내용을 읽으니 부끄럽고 눈물이 난다.
월남행은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꼼짝할 수 없이 차출되었지만 전쟁이란 참혹한 현실은 경험하지 않은 나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실감하지 못한다.
순간순간 총탄이 날아드는 전쟁터, 하룻밤에도 몇번씩 터지는 포탄의 공격과 조여드는 공포감,
다시 부모님앞에 서는 날 온전한 몸으로 부모님을 뵈어야 한다는 효심은 감동일 수 밖에 없다.
전쟁터에서 있었던 일들을 메모하여 다시 조목조목 나열해 놓으신 것을 읽기만 해도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치열했고 고통스러웠을지... 오싹해진다.
월남참전일기와 장로님이 수시로 쓰신 수필이나 아들과 딸에 대한 마음과 특별히 손주들을 향한 지극한 사랑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부러움을 느끼게도 하고 부끄러움을 느끼게도 하고 더 많이 배우게도 한다.
'내가 겪은 사고와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어렵고 힘들었던 당시의 일들을 그대로 기록하심으로 훗날 역사의 한 페이지로서도 당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날'을 읽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공포를 느꼈다.
딸의 학교가 근처에 있었고 딸과 친구들이 삼풍백화점 분식코너에서 떡볶이를 먹었다는 사실이 오금을 저리게 했다.
윗대에서부터 내려온 조상들의 위대한 업적을 자랑하지 않으시고 그대로 자손들에게 전하시는 모습과 부모님을 향한 애절한 마음은 기어코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했다.
예수님을 영접하신 부모님 덕분에 온 가족이 예수님을 영접하여 신앙안에서 든든한 가족이 되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시는 것을 보니 정말 부럽기만 하다.
세계 곳곳을 다니시며 경험한 여행담은 사무실에 앉아서도 가보지 못한 베트남을 그려보고 캄보디아의 어수룩한 뒷골목과 음식의 맛을 느끼게 하고 호주의 광활한 대지와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게 하고 날아가게 한다.
간접경험을 통해 내가 성지순례를 한 것처럼 터키의 곳곳을 훑어보게 하시고 그리운 금강산의 모습을 발자취를 따라가게 했으니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친손주들의 소중한 기억들을 낱낱히 기록하셨고, 외손주들을 육양하시며 예방접종과 몸무게, 키가 몇 센티였는지,
분유는 얼마나 몇 시간마다 먹이셨는지, 고개를 든 날짜가 언제이며 기어다니는 것이 언제인지를 엄마보다 자세히 기록해 놓으셨다.
덕분에 KBS, SBS, MBC에서도 서로 모시려고 아우성을 치고, 결국 TV에도 출연하셨을 정도이다.
건강을 위해서 하신 산행일기와 취미생활을 꼼꼼하게 기록하심으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시니...
현실에서 겪으신 일들을 있는 그대로 내놓으셨으니 더함도 덜함도 없다.
가없는 자랑도 궁색한 변명도 없이 오로지 진솔한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으셨기에 더욱 소중한 책이다.
책을 읽음으로 장로님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럼으로 인해 더욱 존경할 수 밖에 없다.
훌륭한 내용들을 실력이 부족한 이유로, 완성된 책이 미흡한 것이 많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고치고 싶고 다시 하고 싶은 것들도 어쩌면 블친이라는 이유로 참으셨을 것 같아서 더욱 죄송한 마음이다.
완성된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오타... 헉~~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어 나오니 왜 이렇게 부족한 부분이 많은지.
더 잘하지 못했음이 자괴감으로 돌아온다.
장로님을 통해서 내가 더 많이 자라고 더 많이 배우게 됨이 감사할 뿐이다.
건강하셔서 앞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참, 군복입으신 모습은 얼마나 멋지신지.
아마 그 당시의 처녀들이 홀딱 반했을 것이다.
장담합니다^^*
'독서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인자의 기억법 (0) | 2015.07.28 |
---|---|
삶의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 (0) | 2015.07.27 |
zoom in 마가복음 (0) | 2015.07.15 |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0) | 2015.07.04 |
모든 빛깔들의 밤 (0) | 2015.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