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예쁜 천사 인아야^^*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뽀로로 보면서 말랑말랑한 몸을 흔들어대며 춤을 추고 있을까?
아니면 아기의자에 앉아 엄마가 만들어준 아욱국과 가지무침과 시금치를 숟가락 속에 보이지 않게 숨긴 엄마의 비밀을 모른체 납죽납죽 받아먹으며 살살한 미소를 유월의 장미꽃처럼 날리고 있을까?
인아야^^*
그놈의 메르스인지, 메루치인지 때문에 하루종일 꼼짝못하고 엄마와 집안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 인아가 가엽기만 하구나.
오죽하면 그저께 내가 갔을 때 밥도 먹지 않고 좋아하는 과일도 먹지 않고,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동영상을 보다가 정말이지 주먹만한 얼굴을 홱 들어서 할머니를 말갛게 쳐다보며 한웅큼의 미소를 날려주던 모습이라니...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내가 오고나서 밥도 먹고 체리도 많이 먹어서 예쁜 입이 주둥이가 되었다니 다행이구나.
용인 수지 풍덕천동에서 메르스 환자가 2명이 확진되었다고 했을 때,
그동안 용케도 잘 피해가는줄 알고 감사해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와 나는 덜컥 했다지 뭐냐.
언제부터인가는 남양주보다 용인이 더 걱정되고 우리 인아가 최우선적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을 보니
역시 나는 할매고 인아는 나의 천사라는 것을 증명하는구나.
사랑하는 우리인아야!
날이 갈수록 변해가는 너의 모습에 나는 정신이 가물거릴 정도란다.
아들만 둘 키웠으니 아가들이 그렇게 재롱을 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옷을 입혀 놓으면 거울앞으로 달려간다는 사실을,
거울속의 자기 얼굴에 뽀뽀를 하며 작은 뒷모습을 들이대어 뒤태를 확인한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지 뭐냐.
너를 보고 돌아오는 한시간의 길 위에서도, 그리고 그날 하루종일이 모자라서 다음날이 되고 다시 다음날이 되어도
나는 정신을 놓은채 망연하게 동영상을 보고 앉았구나.
사랑하는 우리 이쁜 인아야^^*
할머니를 보며 이제는 낯설지 않게 다가드는 모습이 이쁘고, 할머니 손을 끌어 방안으로 데려가 앉히는 모습이 이쁘고,
손바닥만한 작은 엉덩이를 할머니 무릎위에 껌딱지처럼 붙여 앉아주니 정말 고맙고 좋구나.
돌아와야 하는 시간에도 할머니에게서 놓지 않으려는 네 작은 몸뚱이와 얇고 빛나는 머릿결,
아참, 어느새 묶어도 될만치 길어진 머리를 묶으려다가 고무줄만 끊어버렸구나.
인아엄마는 차분하게 잘 묶는 머릿결을 나는 왜 그리 서툴기만 한지,
인아 머리를 묶으려니 내 손이 너무 크다는 사실을 알았고, 고무줄은 거미줄만하다는 것도 알았단다.
당황하는 나에게 엄마가 그러더구나.
"딸이 없어서 그러시구나"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지.
"하나님이 이래서 나에게 딸을 주시지 않으셨나봐".
사랑하는 인아야^^*
메르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구나.
엄마와 둘이서 좁은 집안에서 하루종일 꼼짝도 못하는 것을 보니 할머니가 미안하고 또한 안쓰럽구나.
얼마나 사람이 그리우면 내가 가자마자 좋아서 작은 몸을 우쭐우쭐 ,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지.
빨리 메르스가 소멸되어서 우리인아가 자유로웠으면 좋겠구나.
엄마랑 문화센터에도 가고 시간 넉넉한 주말에 할머니네도 와서 키즈카페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었으면 좋겠구나.
사랑하는 우리인아야^^*
이제는 말도 알아 들어서 세수를 하지 않았구나 하는 할머니 말에 손을 잡아끌어 목욕탕으로 가서 얼굴을 내밀기도 하고
오예스를 살이 찌는 아빠는 주지 말고 엄마만 먹으라는 삼촌의 말을 전하자 과자통을 집어서 엄마에게 내밀던 고사리 보다 여린 우리 인아의 새싹같이 여리고 예쁜 손.
그런 인아가 보고 싶어서 우리는 핸드폰이 닳을만치 인아의 모습을 보고 또보고... 그러고도 다시 보고...의 반복이란다.
사랑하는 우리인아야^^*
오늘도 유월의 햇볕은 염치없이 환하기만 하구나.
비가 하루이틀쯤 시원하게 내려주어서 가물어서 타들어가는 대지와 식물들의 숨을 트여주면 좋겠다마는..
엄마랑 집에서 답답할 테지만 잘 참아주길 바래는구나.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인아와 놀고 싶은 할머니 마음을 우리 인아는 알까요??
사랑하는 인아야!!
사랑하고 축복해요^^*
'사랑하는 우리 인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휴가 (0) | 2015.08.07 |
---|---|
이쁜 우리인아^^* (0) | 2015.06.22 |
쥐가 한마리.. (0) | 2015.04.15 |
설날 (0) | 2015.02.24 |
송년회 (0) | 2014.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