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 문학동네
2015년 목표중의 하나 책 50권 이상 읽기는 여전히 유효한데, 5개월이 그새 이만큼이나 지나고 말았다.
나름 늦은 시간에 집에서 간단히 읽기도 하고 아침에 성경읽기도 하고 있기는 하다.
대신 경험할 수 없는 풍부한 간접경험을 통해서 책에서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함으로 또다른 세상을 만나기도 했으니...
가보지도 못한 곳, 어쩌면 영영 가볼 수도 없는 곳들을 간접체험으로 여행했으니 몇십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유익한 경험이기도 했다.
지난번 권사취임을 기념하여서 홍성원집사님이 선물로 주신 책,
1권을 읽은지가 어느새 몇해가 지났고 그 사이에 이지선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음을 방송을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다시 그녀의 손으로 써내려간 책을 만날 수 있음은 무엇보다 기쁘고 감사한 일임에 틀림없다.
다시, 새롭게
지선아 사랑해
지난 10년간의 고난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삶은, 선물입니다.
겉표지에 쓰여진대로 삶은 지선이에게 선물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선물이 온전한 모습으로 고통없이 찾아왔다면 이렇듯 당당하게 삶이 선물이라고 고백할 수가 있었을까?
우리가 알다시피 오빠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취상태의 차량과의 부딪힘으로 차가 불에 타고 지선이의 3분의 2가 불에 타버렸던 악몽의 그날,
그 이후로 몇십번의 수술과 길고 길었던 병원생활,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들을 지선이는 해야만 했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었더라면 이런 고통은 없었을거라는 생각을 지선이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해보지 않았을까.
그런 힘든 시간들을 견뎌낸 것은 오직 '사랑'이었다고 고백하는 지선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시도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당할 수가 없다.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로 매달렸던 그녀,
이 책은 그녀의 신앙고백서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이런 참담한 상황에서도 그녀를 통해서 역사하시며 그녀를 들어서 쓰신다는 하나님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소망가운데서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바라보며 꿋꿋하게 버티어준 그녀가 얼마나 고맙고 또한 감사한지.
무엇보다 가족들의 헌신과 사랑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음은 자식을 키워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이지만 십년 이상을 꾸준한 모습으로 변함없는 사랑과 기도와 헌신으로 손과 발과 입이 되어준 지선이 부모님들의 헌신과 속울음을 우리가 어찌 알 수가 있을까.
함께 자동차에 타서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평생을 죄책감에 사로잡혀 동생에게 빚을 안고 살아가는 오빠는 동생의 고통을 바라보며 타들어가는 동생의 몸 보다 자신의 마음이 날마다 더 많이 타들어간다는 것을 모를만치 헌신적이다.
그런 가족들의 사랑을 보며 나는 또 한없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낼 수 밖에 없다.
감사한 일은, 그런 힘듦중에서도 그녀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의 친구들이 곁에서 위로를 해주고 기도를 해주며 기꺼이 손과 발의 역할을 감당해주는 친구들,
'지사모'란 카페를 통해서 세계에 알리고 그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돕는 손길들을 바라보며, 참으로 이때를 위한 훈련을 시키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찬양대의 지휘자의 말처럼, 그동안의 모든 삶의 과정들을 하나님은 그녀의 삶에 대한 준비를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혹독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고 그녀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를 원하셨고, 감사히도 그녀는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며 순종함으로 헌신하기를 날마다 기도하며 전진해 가고 있다.
아픈 몸과 성치 않은 육신의 부분들을 들고서도 공부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결국 시애틀에서 '재활상담' 석사과정을 거침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도 한다.
앞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자신의 삶을 헌신하겠다는 이지선,
장애우중에서도 더 외로운 장애인들, 혼자서 떠돌아다니며 쓸쓸해하는 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위로가 되고픈 지선이의 꿈,
자신의 아픔을 통해서 남의 아픔을 알게된 그녀는 이제 그들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여 나누기를 소망한다.
누구보다 따뜻하고 내밀한 몸과 마음으로, 성치 않고 어눌한 몸짓이지만 마음만은 세상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사랑을 가지고 외로운 이들을 위하여 살아가기를 다짐하며 또한 모자람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화상으로 인하여 이쁘던 얼굴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낯설게 느껴지던 모질게 아프던 순간들을 이겨낸 그녀,
자신의 아픔을 바탕으로 이웃의 아픔에 다가서려는 그녀의 노력과 기도가 한없이 아름답고 숭고하다.
앞으로 더욱 건강하여져서 하나님의 기적을 나타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지금의 이 모습이, 이전의 아름다운 모습보다 좋다고 고백하는 것은 이를 통해서 깨닫게 된 받은 사랑과 베풀어야 할 사랑 때문이라는 그녀의 마음이 봄꽃보다 아름답고 봄볕보다 찬란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어떠한 순간에도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은 그녀,
어떠한 아픔과 절망중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그녀의 견고한 믿음,
그런 그녀를 사랑으로 보듬으며 기도로 위로하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친척과 이웃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지선이는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것이 틀림없고 그런 그녀로 인해 우리는 또 감사와 기쁨의 뜨거운 눈물을 흘릴 것임에 감사하다.
울퉁불퉁한 팔이라도, 짧아진 손가락이라도, 치켜올라간 얼굴이라도 그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그녀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나도 한마디 하고 싶어진다.
"지선아, 살아줘서 고마워.
지선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