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인아야!!
성탄절에 처음으로 감기가 걸려서 열이 오르고 콧물에 기침에 고생을 하는 너로 인해 어린엄마와 아빠가 많이 당황하고 놀랬더구나.
아기를 키운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엄마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아무런 댓가없이 그냥 출산으로만 된다는 것이 아님을 이제부터 슬슬 체험적으로 알아질거야.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이번 기회로 엄마도 좀 더 성숙해지고 아빠도 좀 더 철이 들고, 우리인아도 그만큼 자라겠지?
어느새 아빠와 밀당도 하고 짧은 팔을 머리위로 올려서 사랑해요..도 하고, 안녕하세요도 할 줄 알고, 과자를 주면 무의식적으로 고맙습니다라고 허리를 굽혀 인사도 할 줄 아는 우리인아,
어디 그뿐이랴.
조금씩 미운짓도 하려고 덤비는 것은 또 어쩌려구...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손으로 잡고 다음단계로 입으로 가져가고, 위험해서 뺏으면 울려고 하고 과자를 주면 손에 쥔 것은 어느새 버려지고, 작은 과자 하나는 한입으로 쏙 밀어넣기까지 하다니...
소리를 듣고 뒤뚱거리며 할아버지를 찾으러 화장실까지 찾아가고, 지난번 왔을 때의 기억을 찾아서 되풀이까지 하는 귀염둥이 아가씨를 보면 몸속에 있던 피로도,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도, 생각속에 있던 미움까지도 어느새 봄햇살에 쌓인 눈이 녹듯이 술술 녹아버리는 것을..
사랑하는 인아야^^*
인아 엄마아빠가 결혼 후 처음으로 우리가족 송년회를 했구나.
작년에는 인아를 출산한 엄마가 몸조리하느라 꼼짝할 수 없었고, 이번엔 삼촌이 중국에 있는 이유로 빠졌지만 이렇게라도 우리가족이 모여서 송년회를 하니 참으로 좋더구나.
금남리 유기농 쌈밥집에서 쌈밥을 먹는 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교대로 너를 감시해야 했고, 넓은 식당에서 너는 마음껏 재롱을 피우며 뛰어놀 수가 있었기에, 음식점의 반찬이 좀 밑돌고 맛이 평균보다 떨어졌어도 할머니는 용서하기로 했단다.
그렇지 않으면 그 넓은 식당에 우리만 있을리가 없었을테지? (물론 나중에 두 팀이 들어오긴 했지만)
점심이기도 하고 저녁이기도 한 식사를 마치고 일피노카페로 자리를 옮겨 모처럼 분위기 있는 커피도 마셨구나.
카페에 가니 너는 기특하게도 분위기를 아는지, 아기의자에 앉아서 아빠와의 밀당을 시작하더구나.
'아기꼬야' 과자는 딸기맛으로 만들어졌고, 딸기를 말려서 만든 것이라 시큼한 맛이 돌았는데 그게 네 입에는 맞지 않았나보구나. 한번 입에 넣더니 오만상을 찌푸리고는 곧바로 아빠 입으로 가져가더구나.
아빠 입에 넣는가 했더니 다시 꺼내고, 다시 넣었다가 다시 꺼내고.. 그래서 아빠가 너를 밀당의 천재라고 하더라. ㅋㅋ
그 모습이 어찌나 이쁘고 귀여운지, 엄마를 주라고 하니까 고래를 돌리며 엄마에게는 하지 않더구나.
더욱 놀라운 것은 네 입에 맛있는 것은 절대로 그러질 않는다고.. ㅋㅋ
집에오니 그야말로 네 세상을 만났더구나.
온 집안을 휘젓고 아장아장 돌아다니며 무엇이든지 손으로 잡고 당기고 다시 입으로 가져가고..
단 30초도 앉아 있질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네가 다칠까봐 우리 중 한사람은 종일서서 네 뒤를 졸졸 따라다녀야 했기 때문에 할머니는 주일 오전예배중에 졸았다는 사실이란다.
할아버지가 화장실에서 "인아야" 부르니 그 소리를 찾아서 안방화장실까지 가기에 한참을 지나 "할아버지 한테 가자"고 했더니 아장아장 걸어서 화장실을 찾아가는 네가 천재아닐까 싶단다.
사랑하는 인아야^^*
감기도 걸리고 먹기 싫은 약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너를 보면서 순간순간 커가는 네 모습이 정말 신기하구나.
설날에는 정말 세배는 물론이고 세뱃돈을 셀 것 같구나. ㅋㅋ
우리인아가 이렇게 자라는 모습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손녀란 올 때 반갑고 갈 때는 더 반가운 존재'라고 하던데, 네가 가고나니 할아버지는 인아가 크는만큼 떠나고나니 빈 자리가 커지고 마음에 섭섭함이 든다고 하니... 어쩌면 좋지?
사랑하는 우리인아야^^*
다음에 만날 때는 너는 또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까?
좀 더 자연스럽게 걸으며, 좀 더 꾀가 늘고, 고집이 늘어갈테지?
음악을 들으며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모습이 그때는 아마 씰룩거리는 모습이 되겠지?
아 어쩌면 웨이브를 할지도 모르겠구나.
사랑하는 우리인아야^^*
이 겨울도 잘 견뎌서 새 봄엔 손잡고 봄꽃을 따러가자구나.
사랑하고 축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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