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인아 성희 진옥 세 여자의 제주도 여행

여디디아 2014. 9. 26. 15:30

 

 

 

 

 

 

 

 

 

 

 

 

 

 

 

 

 

 

 

 

 

 

 

 

 

 

 

 

 

 

 

 

 

 

 

 

 

여행을 하루 앞둔 날, 박영기씨로부터 문자가 왔다. 

'태풍이 오고있으며 아침저녁 날씨가 쌀쌀하니 아기옷을 잘 준비해 오시라'고...

머시라.. 태풍이라..

이때까지 조용하던 태풍이 하필이면 지금에야 올게 뭐람..

 

제주도에 도착을 할때도 멀쩡하던 날씨, 다행스럽게도 수요일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더니

화요일인 오늘, 건축학개론을 구경하고 나니 비가 슬슬 내리고 있다.  

 

에코랜드는 야외이고 걸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에 비가오면 어려운 곳이다.

한림공원은 온실이 있어서 관광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기에 코스를 변경할 수 밖에 없다.

택시를 타고 한시간을 달려서 한림공원에 도착하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와서 왁자지껄하다.

세월호 때문에 한동안 금지되었던 수학여행이 가을이 되면서부터 다시 활기를 띠는 것 같다.

한번의 사고 때문에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묶여있다는건 안타까운 현실이라 생각했는데 다시금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할 수 있다니 다행스럽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분명할테니 말이다.

 

비가 내리기 때문에 모두가 안으로 안으로만 몰린다.

사람에, 우산에 분주하기가 이를데가 없지만 활기를 띠우고 있으니 오히려 좋다.

여러가지 동물과 꽃들과 연못을 구경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인아는 새를 좋아하고 물줄기를 좋아한다.

10개월의 아가가 무엇을 보고 느낄 수 있을까만, 인아에게 딱 맞는 볼거리가 그것인 것 같다.

새가 노래하는 소리가 신기해서 정신을 빼앗기고 들여다보고, 날개를 움직이며 날아가고 파닥거리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한가보다.

새를 바라보며 눈길을 떼지 못하는 인아가 신통해서 성희가 새장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모이를 손바닥에 놓으니 알록달록한 새들이 와서 손바닥에 가만히 내려 앉는다.

무서워할 것 같은 인아가 새를 잡으려고 손을 뻗치는 모습을 보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놀란다.

"어머나 아기가 새를 무서워하지 않네, 신기하다. 이쁜아기가..."  

인아를 위해서 성희와 나는 새들을 구경하는 시간을 더 많이 할애했고 좋아하는 인아 때문에 우리는 새는 뒷전이고 함박웃음을 웃는 인아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밖으로 나가니 다행스럽게 빗줄기가 약해지고 이슬비가 내린다.

연못정원을 지나 폭포앞으로 가니 김인아가 정신없이 좋아하며 다리를 흔들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이다.

하얀물줄기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는 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엄마에게 안긴 인아가 발을 굴리고 다리를 흔들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지나는 사람들까지 즐거워한다.

 

제 월령에 맞게 볼 줄 알고 느낄줄 알고 좋아하는 인아를 보니 감사함이 넘쳐난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자기를 표현하는 인아,

분명 하나님의 선물이다.

 

비록 날씨는 궂었지만 인아가 좋아하는 새와 폭포의 물줄기를 바라보았으니 대만족이다.

이젠 나 보다는 자식. 그 자식의 자식을 바라보며 기뻐할 수 있음은 분명 축복이다.

 

사랑하는 성희와 인아,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기쁨이며 넘치는 감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