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좋은 사람
정 이 현 / 마음산책
우리가 닿을 한순간을 꿈꾸며
2014 봄
정 이 현
책을 받아들고 첫 장을 넘기니 이렇게 Sign이 쓰여져 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이지만 갑자기 친근해지고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정이현,
아무래도 내가 정이연과 혼동한 듯 하다.
물론 정이현의 소설을 읽기는 했었지만 여전히 정이연인 줄 알았다는.. ㅋㅋ
그러나 문체도 책의 흐름이나 분위기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좋다.
이 책은 정이현의 짧은 소설이다.
소설이라기엔 좀 짧고 수필이라기엔 어딘가 어색하고 에세이라고 하기엔 교훈적인 것이 없다는..
작가의 말대로 짧은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신경숙의 '달에게' 처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나직히 도란거리며 나누고픈 이야기,
누군가 내어깨를 툭툭 치며 함께 걷자고 하며 두런거리며 나누면 힘이 될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줄 이야기,
우리의 일상에서한번쯤 겪었거나 겪게 될 이야기,
내가 겪지 않아도 친구나 자매나 가족이나 이웃이 쉽게 겪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고 이해가 되는 이야기다.
소설은 허구라는 타이틀속에 지어지는 하나의 집이지만, 허구에는 반드시 실체가 있음을 알고 있다.
짧은 소설속에서도 허구속에 깃든 실체를 만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작가가 지내온 일상들이 그속에 녹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번 읽고 웃으며, 때로 짠한 마음으로 눈물 한번을 찍어내고 지나기에는 어딘가 미련이 남아서 곰곰히 되돌아보게 되는 일들을
따뜻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써내려갔다고나 할까?
물론 택도아닌 나의 생각이겠지만..
아카시아가 남양주를 흔들고, 파란 이파리가 공중제비를 돌고 있다가 내 마음에 닿는 날들,
짧은 소설이지만 읽는동안 시간을 잊게하고, 책의 부피가 얇음이 안타까운 시간인걸 보니
꽤 재미나게 읽었음이 분명하다.
책 곳곳에 백두리님의 그림이 호흡을 가다듬고 쉬어가라는 쉼터인 듯 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