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13
이 틀
윤성희 / 문학의숲
수상작
이틀 - 윤 성 희
추천 우수작
쿠문 - 김 성 중
하구(河口) - 김 언 수
한파특보 - 김 이 설
겨울의 눈빛 - 박 솔 뫼
굿 바 이 - 윤 이 형
현장 부재 증명 - 최 제훈
우리 문단에도 여러가지 문학상이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문학상이, 내가 알고 있는 문학상 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이효석 문학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중복되어 있는 소설이 많아서 굳이 선택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구입했다. 나도 모르겠다.
대상을 수상한 윤성희의 '이틀'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30년을 한 직장에 다니면서 감기 한번 앓아보지 않던 주인공이 '감기 몸살'로 결근을 한 내용이다.
감기로 하루 쉬겠다는 전화에 비서인 김영숙이 믿지를 않았듯이,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근무한 상무의 위치에 있는 남자,
하루를 쉬고 다음날 출근하려던 남자는 새벽에 잠이 들어 다음날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잠에서 깨어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고 퇴근을 하고 술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오는 일상(日常),
우리 시대의 모든 남자들의 일상이 그러하듯이, 반복되는 생활에서 직장과 집, 일 밖에 모르던 남자가 결근을 하고 누리는
이틀간의 여유는 지금까지 지내왔던 모든 시간들속에서 해방되는 자유함을 맛보게 된다.
몇년을 살면서도 동네 어디에 목련나무가 있는지도 모르고, 어디쯤에 유치원이 있는지,
유치원 아이들의 옷이 노란색인지, 유치원 원아들이 타고가는 버스가 노란색인지도 모르고 살았던 남자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즐기는 것은 새로움일 수 밖에 없다.
평생 해보지 않았던 삽질을 하고, 노인과 함께 밭둑에서 손녀가 들고온 커피를 마시고 자장면을 먹고 자장면과 함께 마시는 소주의 맛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남자의 고단한 삶이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이어서 짠한 마음이다.
아파도 마음대로 결근할 수 없는 현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버티고 있는 날선 윗분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생계에 치여서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 아버지들의 고된 일상이 안쓰럽다.
감기몸살로 인하여 결근한 이틀,
어쩌면 다시금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를 깨달았을 것이고, 때로 주변을 돌아보며 하찮은 것에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고, 세상살이엔 돈 만치 중요한 따뜻한 마음들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결근한 이틀이 참 다행이다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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