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있다는 연락이 왔다.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당첨'이 되어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앞에 꼭 가고싶다, 김형경의 열렬한 광팬이다..를
강조하며 댓글을 남겼더니, 당첨이라는 문자가 왔다.
몇해전에 한비야와의 만남이 있었던터라, 내심 출판사에서 근사한 저녁이나 맥주를 제공될 줄... 기대 또한 야무지다.
동생과 함께 합정동으로 가는 길엔 도농역까지 선서방이 기사노릇을 하기로 하고
돌아오는 도농역엔 김기사가 대기하기로 했다.
둘이서 전철을 갈아타면서 합정동엘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아있다.
저녁식사나 안주가 제공되느냐고 물으니 한마디로 '아니'란다.
어차피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독자들을 위해서 간단한 먹거리 정도는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올 사람은 모두가 김형경을 좋아하며 책을 구입한 사람이 분명할텐데, 창비사의 재정상태가 안좋은건지,
만남 자체로 만족하라는건지, 어찌되었건 이른시간에 도착한 우리는 벤제임스 카페 아래에 있는 '툇마루'라는 식당엘 들어가 돌솥비빔밥을 먹으며 또 후회를 했다.
여기까지 와서 비빔밥이 무엇이란 말인가, 게다가 특별하지도 않고.. 흔하디 흔한 비빔밥이 아닌가 말이다.
모처럼 합정동 아니 홍대앞에 와서, 정성껏 화장을 하고 머리를 다듬고 나왔는데 폼나는 곳에서 먹을 것을...
동생과 함께 후회를 하며 비빔밥을 먹었다는 사실이다.
식사를 하고 벤제임스카페로 가니 이제 한두명씩 들어선다.
좋은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김형경작가와 박 준 시인이 들어선다.
젊은 시인(작가의 후배)이 낭독을 하고, 다시 김형경 작가가 낭독을 하고, 작가에 대하여 몇가지 질문을 하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순서로 1시간반동안 진행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 어두울 것이라는 생각, 나와 비슷한 나이지만 어쩌면 나 정도로 늙었으리란 생각과는 달리 아직 서른쯤 되어보이는 앳된 외모와 목소리, 사근사근한 말소리와 화창한 봄볕같은 웃음소리가 수줍은 듯이 처마밑을 기웃거리는 듯하다.
좋아하며 보고싶어하던 분이라 과감히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으니 기분이 짱!!이다.
가지고 간 책에 싸인을 받으며 사진을 찍는 순간은 정말 꿈인듯 하다.
블로그에 저장된 김형경의 책을 읽고난 후의 독후감을 출력해서 건넸다.
꼭 읽어보겠다는 약속을 하며 이메일 주소를 적어주는 손길이 어쩐지 좋은 친구같이 느껴진다.
좋은 시간, 알찬 시간, 그리고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시간이다.
앞으로 다시 그녀의 책을 기다리며 이전보다 더욱 진한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린다.
'내모습이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31주년기념일 (0) | 2014.12.12 |
---|---|
2014.1.1 (0) | 2014.01.02 |
이향자권사님과 함께^^* (0) | 2013.12.17 |
결혼30주년 (0) | 2013.12.12 |
보현초등학교 총동창회 (0)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