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미국에서 보내온 시동생 부부의 선물

여디디아 2013. 11. 28. 11:01

 

 

 

 

 

 

 

30년전,

결혼을 하고 마주하는 시댁식구들은 늘 부담스러웠고 낯설었다.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이면 작은댁에서 부모님들과 어린 시동생과 시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장 큰집인 정릉으로 오시고는 했다.

 

그때 가장 막내작은댁 막내가 초등학교 입학전이었던 것 같다.

추석과 구정에 형과 함께 시댁으로 들어서던 막내 시동생인 김묵훈,

아무리 시댁이 무섭고 버겁다고 하지만 어린 도련님께 도련님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이름도 부르지 않고 명칭은 생략한대로 그냥 말을 시키곤했다.

결혼전 주일학교 5학년 남학생들을 1학년때부터 맡아서 가르친 덕분에 도련님 보다는 그저 어린아이로만 보였던 것을....

작은 두 눈가에 웃음이 달렸고 웃음끝에 장난끼가 한가득했던 막내도련님,

볼 때마다 두 볼 가득하게 담겼던 웃음이 얼마나 이뻤던지,

막내가 우리집에 올 때면 난 초코파이를 준비해서 하나씩 건네곤 했다. 마치 뇌물을 먹이듯이 올 때마다 초코파이로 유혹했다고나 할까.

서너살 많은 형은 어려서부터 공부도 잘하고 과묵해서 상대적으로 장난꾸러기인 막내에게 관심이 갔던게 아니었나 싶다.

막내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까,

세현이를 낳고 조리중에 작은어머님이 추어탕을 가득하게 끓여서 오셨고 그리고 난후 캐나다로 이민을 가셨다.

 

지난 봄,

진달래가 지고난 자리에 봄쑥은 쑥국을 끓이기엔 더디게만 자라던 어느날,

25년만에 막내도련님이 신혼여행차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이지 기쁘고 반갑기만 했다.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얼굴가득 차올랐던 장난끼는 지금도 여전할까,

명절이면 몰래 초코파이를 건넸던 형수를 기억할까.. 

눈가에 피어오르던 눈웃음은 지금도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까...

늦은 결혼에 신부는 얼마나 이쁘고 어떤 모습일까...

 

버스에서 내리는 도련님을 보며 단번에 알아본 나는 천재일까? ㅋㅋ

긴긴 세월이 흘렀지만 먼 발치에서도 단박에 도련님을 알아본 것은 청년이 된 지금도 눈가에 웃음이 대롱거리듯이 달렸고  

이쁜 아내의 손을 잡고 환한 웃음을 보이는 얼굴에는 여전히 장난끼가 좔좔 흘르고 있었으니...

시동생이 아니라 군대 보냈던 아들이 돌아온 듯 하고, 먼 여행에서 돌아온 아들인 듯 하니 이건 또 뭔 건방인지.

물론 도련님은 새악시에서 중늙은이가 된 나를 의아해 했지만 아가였던 조카들이 청년의 모습으로 마주하니 흘러간 세월을 인정하고 중늙은이가 된 형수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더욱 감사한 일은 어여쁜 새신부 수영동서와 교회에서 만나서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미국에서 금요밤 기도회에서 찬양인도까지 하며 신앙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이뤘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훌쩍 지나는 사이에 나는 시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되던 날,

막내도련님이 장모님이 한국에 오시는 편에 선물을 보내왔다. 

주현이를 위해서 가방과 성희에게는 예쁜 장갑을, 그리고 나와 어머님께는 따뜻한 머플러를 보내왔다.

덕분에 우린 행복한 겨울을 맞이하고 겨울햇살보다 따뜻한 사랑을 입는다.

 

먼 곳에서 잊지 않고 기억하며 선물을 준비한 고마운 우리 시동생 부부,

말이나 글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이 마음은 마음속에 담아둘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

 

사랑하는 새가정의 기도제목들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대신해서 좋은 것으로 응답해 주시길 기도할 뿐이다.

 

막내도련님과 이쁜 우리수영 동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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