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남양주의 봄

여디디아 2013. 4. 19. 19:10

 

 

 

 

 

 

 

 

 

 

 

 

 

 

 

 

 

 

 

 

 

 

 

 

 

 

 

 

 

 

 

 

 

 

 

 

 

 

 

 

봄,

봄은 보면서 나누는 계절이라고 하던데...

암만, 맞는 말씀이고..

 

봄인지, 겨울인지,

과연 봄이 오기나 하는지, 

아침저녁으로 두꺼운 점퍼를 뒤집어 써야 하고, 하루종일 난로를 피워놓아야 하는 현실앞에서 봄이 실종되는건 아닐까..걱정하며 염려하며 그래도.. 봄을 기다렸다.

여전히 날씨는 며칠 굶은 시어머니 심보처럼 싸늘하고 침통맞고 변덕스럽지만 봄꽃은 제때를 알고 하나씩 피어난다.

남쪽지방의 봄꽃소식이 들리고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는 남양주의 봄꽃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건 일주일이 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집앞 벚꽃은 여전히 아직이고 이제서야 개나리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금곡에서 평내까지의 산길엔 유난히 진달래가 많다.

그 사실을 알고있는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놓칠세라 지레 겁을 먹은채로 이른아침에 산행을 하기로 했다.

특별히 부지런한 나와 특별히 부지런하지 않은 경자집사, 특별은 아니어도 부지런한 필희집사가 아침 8시에 만나기로 한 날,

신통하게도 약속시간을 지킴으로 행복한 우리의 봄 산행이 시작되었다.

남양주시청에서 시작한 등산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린듯이 진달래가 한창이다.

앞뒤를 돌아보고 좌우를 살펴봐도 분홍빛의 참꽃이 어찌나 화려하고 요란스러운지.

수다스러운 우리의 입을 닫아걸게 하고 바라볼 수 있는 두 눈과  느낄 수 있는 마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충만할 수 밖에 없다.

어릴적 뒷산과 앞산의 진달래 만큼이나 많은 꽃, 예전보다 색상이 흐린 것이 다르지만 여전히 참꽃은 그대로의 참꽃이었다.

 

처음부터 진달래 향기에 취하고 미친듯이 피어있는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취하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알 수가 없다.

모닝커피를 금곡의 산속 의자에 앉아 사방팔방에 피어있는 진달래꽃 속에서 마시는 기분이야 게으른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오랫만에 셋이서 하는 산행이라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진달래 길을 걷는 봄은 행복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아이들의 이야기,    

시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다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어리석은 생각을 깨우치고 새로운 마음을 다지기도 한다.

 

금곡에서 평내,

뻔한 길임에도 휘청거리며 길을 더듬기도 하며 내려오는 길에는 파릇한 봄빛에 새 잎들이 솟아나기도 하고

길언저리에 피었던 들풀들을 다시 만나기도 하고 일년내내 매달렸던 산악회의 리본을 다시 만나기도 한다.

3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평내로 내려선 길,

평내교회 봄꽃은 한창이다.

벚꽃과 복사꽃과 살구나무에서 보란듯이 피워올리는 꽃을 바라보자니

정녕 이 봄 역시 아름답고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든든해진다.

 

봄이다.

진달래가 곱게 피는 봄이다.

후딱 지나기전에 마음속에 담고 카메라에 담고 그리고 이 화려한 봄을 나누며, 나누며 즐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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