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김장

여디디아 2012. 11. 21. 11:23

 

 

 

 

 

 

 

 

취업준비에 바쁜 세현, 취업의 소식이 있기를 기도부탁^^*

 

 

결혼 29년차,

처음으로 내 힘으로 김장을 했다.

처음 5년은 시어머님이 주관하시고 이웃아줌마들과 함께 거들면서 얻어 먹었다.

그리고 남양주로 이사를 온 후론 김장을 하지 않다시피 했다.

우리집에는 김치를 즐기는 사람이 남편과 세현이 뿐이다.

어릴적부터 특별히 김치를 좋아하지 않은 탓에, 남들은 밥상머리에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도 혼자서 밥을 먹을 때면 김치그릇을 아예 꺼내지도 않거니와 식사때마다 김치에 손이 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물론 겉저리와 열무김치와 총각무우를 좋아해서 여름이면 가끔 해먹기도 한다.

 

남양주에 이사를 온 후, 김장을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가까운 집사님들이 김장을 담을 때마다 한통씩 주셨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로는 박순화 권사님이  직장 다니는 나를  알뜰하게 챙기셔서 김치를 몇번이나 해주시곤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고 어느날부터인가 우리집에서도 김장을 시작했다.

나는 배추와 무우, 양념들을 사다 놓으면 집사님들이 오셔서배추를 절이는 것부터 뒤집는 것까지,

다음날 김장을 담아서 차곡차곡 채우는 것까지 해주시곤 했다.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평내광고 마당에서 배추를 절여서 김장을 하는 것도 집사님들 몫이었고

나는 수고하는 분들을 위해  국을 끓이고 찰밥을 하고 보쌈을 하곤 했었다.

지난해 담은 김치가 아직 한통이나 남았고, 또 김장을 하려니 한숨부터 새어나가고,

어쩌면 시부모님이 우리집으로 오여야 할 것 같아서 아예 담지 않을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동생이 김장을 했다고 한통을 주었지만 그것으로는 모자랄 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

청호마트 7주년기념으로 괴산에서 온 절임배추 20kg에 27,000원이라는 전단지가 신문지에 끼어서 들어왔다.

전화로 문의를 하니 예약에 한하는 것이고 이미 예약이 끝났지만 혹시 하나라도 남으면 연락하겠다는 말에 매달려 한나절을 기다린 끝에

하나가 남으니 가져가란다.

절임배추를 갖다놓고 내일이나 모레쯤 김장을 해야지..하는데 지금 가져가서 바로 김치를 담아야 한단다.

 

급히 양념을 준비하고 집으로 달려가니 마침 세현이가 집에 있다.

세현이에게 무우를 채썰라고 시켰더니 라면 면발처럼 곱게 만들어 놓았다.

찹쌀가루로 풀을 쑤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는 동안 세현이가 양념을 버무려 주니 얼마나 수월한지. 

세현이가 양념을 버무리는 동안 김치통을 준비하고 둘이서 김치속을 넣기 시작~ 

김치속을 넣는다기 보다는 양념을 배추이파리에 묻히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양념묻힌 배추는 내가 돌돌 감싸줌으로 김치통에  차곡하게 담으니 세통이 조금 안찼다.

 

배추속까지 채우고나니 남는건 커다란 그릇들과 청소이다.

마무리를 하려는데 세현이가 얼른 큰그릇들을 가지고 욕실로 향한다.

그리고는 세제를 풀어서 그릇들을 깨끗하게 닦아준다.  

그릇을 씻은 세현이와 돗자리를 걷어내고 청소기로 밀고 닦으며 청소를 끝내고나니 얼마나 가뿐한지.

 

'남들이 딸이랑 김장했다고 할 때 부러웠는데 이렇게 이쁜 아들이랑 하니 딸이 하나도 안부럽네~"라며 코맹맹이 소리를 하니

세현이의 얼굴이 달밤에 피어나는 박꽃처럼 탐스럽고 환~하다.

고마운 마음에 치킨을 사줬더니 "내가 꼭 이걸 먹으려고 한 것 같으니 안먹겠다"는 말에

"김장할 때는 보쌈을 해서 먹는데 오늘 편하게 치킨으로 하자"고 했더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아들이다.

 

배달된 치킨과 함께 캔맥주 하나를 들고하는 말,

"역시 보람있게 일을 한 후에 먹는 것은 맛도 짱, 기분도 짱~"이란다.

 

아들과 함께한 김장,

어느 때보다 맛있을줄 믿으며 사랑하는 우리세현씨 고마워요!!

 

취업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고 있는 아들입니다.

좋은 직장으로 취업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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