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7일 무심한 수요일 아침의 나의 모습...
12월 8일 주일오후에 성경암송대회를 한다는 광고가 있었다.
외우기...
내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외우기였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아주 옛날 이야기이다.
40세까지는 창세기 1장을.
40세가 넘으면 요한계시록 22장이 범위이다.
이번 성경암송대회 광고를 들었을 때,
'내 생애 마지막으로 암송대회 도전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10대와 20대, 30대와 40대가 다르고 50대와 60대가 또다를 것이 분명한 사실임에
더 늦기전에 한번 도전해보자라는 뜬금없는 도전정신이 나를 일깨웠다.
한달이상 남은 시간이 나의 의식을 들쑤시고, 옛날엔 잘 나갔었다는 때 늦은 자부심이 내 자존심을, 낙엽이 떨어지듯이 툭~ 건드렸고, 아직은 치매에 걸리지 않고 말짱한 정신으로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싶은 난데없는 자존감이 나를 추켜 세웠다.
한번 마음 먹으면 끝장을 보는 더러운 성질이라 일단 도전~~
갱년기 여자의 불면의 밤에 두어절씩 외우기 시작해보니 꽤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침이 되니 말짱 거짓말이었다는 서글픈 사실이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다시 붙잡으면 처음보듯이 새롭고...
'여자가 칼을 뽑았으면 동생 연필이라도 깎아줘야지'라던 오빠의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정말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둔한 머리를 녹슬게 하고 싶지 않아서 도전했으니 포기할 수는 없다.
하루에 두절씩 완벽히 외우자고 결심을 하는데 외울 때는 모르겠는데 지나간 것 까지 합쳐지니 또 왔다갔다 걷잡을 수가 없다.
어제는 '내가 미쳤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지나가는 바람처럼 슬쩍 들기도 하고,
'골치아픈데 포기할 까'라는 생각이 장마철 잠시 쨍한 햇살처럼 내 몸과 마음에 빗살처럼 좌르르 번지기도 했지만
들어가는 나이를 생각하니 '갈 때까지 가보자'라는 한국인의 은근과 끈기가 또 나를 건드린다.
암송대회 예선에서 탈락을 하더라도,
외우다가 중간에 한절쯤 빼먹는다고 할지라도 이번에 한번 해보리라.
결심을 하고나니 책 읽는 시간조차 줄어든다.
다문 한절이라도 외워야지 하는 생각에... ㅋㅋ
용기를 주세요.
그리고 해맑은 기억력으로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짧은 기도라도 보내주세요.
꿈을 꾸는 한 늙지 않는다는 '장 상'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꿈을 꾸면서도 요한계시록 22장을 외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