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여디디아 2012. 5. 16. 17:56

 

2012년  제 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 문학사상

 

 

새해가 되면 기다리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달력을 들추며 가족들의 생일을 챙기고, 명절을 챙기고, 결혼기념일을 찾아본다.

그리고 새롭게 읽게될 책들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다.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올해의 소설.. '등

특별히 내가 마음에 두고 읽어야 하는 책들이다.

 

사무실에서 읽는 책이 따로 있고,  집에서 읽는 책이 따로 있다보니 늦어진감이 없지 않다.

그렇지만 글을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재미와 감동은 혼자서 몰래먹는 과자의 맛이라고나 할까.

 

올해의 대상은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이다.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대표작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소개되고 문학적인 자서전 '나쁜 버릇'이 소개되고,

김영하의 작품을 두고 염승숙, 장두영님의 작품론이 실려있다. 

 

대상 '옥수수와 나'이외에 우수상으로는

함정임 '저녁식사가 끝난뒤'

김경욱 '스프레이'

하성란 '오후, 가로지르다'

김  숨  '국수'

조해진 '유리'

최제훈 '미루의 초상화'

조   현 '그 순간 너와 나는' 이 선정되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김숨의 '국수'가 가장 좋았고, 다음으로는 조현의 '그 순간 너와 나는'이 인상깊었다.

하성란의 작품은 갈피를 알 수 없이 분주한 느낌이고, 최제훈의 작품은 중심인물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다.

물론 나의 독서력의 한계이기도 하고, 독자에 따라 충분히 다를 수가 있다.

김숨의 '국수'는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와 서하진의 작품(제목이 기억안남)과 내용이 비슷하다.

집을 나서는 엄마는 해가 지기전에 집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하지만, 해가 지고 달이 뜨고, 그리고 밤이 깊도록 나타나질 않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계절이 지나도록 엄마는 돌아오질 않고, 엄마의 빈 자리는 찬바람만 어린 자녀들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잠시의 세월이 비켜간 후에 '얌전하고 세련된 여자'가 새엄마로 엄마의 자리에 들어온다.

새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갈등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

새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끝내 표현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고, 새엄마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때쯤이면 이미 새엄마는 늙고 병들어 

죽음앞에 서 있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표현된 감정들이 서로가 닮은듯 하면서도 묘한 감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쑤시는 아릿함을 느끼게 한다.

국수반죽을 하며 새엄마와의 세월들을 추억하며 정성껏 밀어서 만든 국수이지만, 설암으로 이미 아무것도 씹지도 못하고, 삼킬 수도 없는 새엄마에 대한 감정, 그리고 국수를 밀던 엄마의 모습들이 어느새 자신의 모습임을 잔잔하게 고백하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다.

 

이상작품집은 이상을 기리며 제정한 상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권위가 있는 작품상이기도 하다.

물론 우수상을 비롯하여 대상까지, 모두가 수준이 높고 내용이 알차고 올곧다.

해마다 기다리는 이유또한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36회를 발간한 이상문학상 작품집,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좋은 글들이 내 속에서 썩어 문드러지지 않고

생명을 얻어 다시금 푸르게 살아나 봄날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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