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3월,
어쩌면 겨울을 견딘건 봄을 맞이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을만치 봄이 기다려졌다.
네명의 식구 생일이 2월에서 4월중순으로 끝나는 우리집은 여름이 지나고 나뭇잎에 고운 물이 스밀때면
달콤한 케잌이 그리워진다.
이름없는 날에 케잌을 사다 먹기는 어쩐지 낯설어서 겨울을 기다리고, 한해가 바뀌길 기다린다.
신랑생일이다.
며칠전부터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데 눈치빠르고 서른명이 넘는 친정식구들의 생일을 일일이 기억하는 작은 언니가
알은체를 한다.
명절이 지나도 서로가 바쁜 탓에 얼굴을 보지 못한 언니와 오빠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생일 하루전에는 주현이 여친이 영양제를 들고와 축하를 드린다고 하여 토요일 저녁에 이천농장에서 돼지고기와 육회로
1차 축하주를 나누어 마셨다.
주일이라 토요일 산행후 준비를 해두었는데도, 생일이 기쁜 신랑은 오전예배후에 집으로 가자고 보챈다.
부활절을 앞두고 본격적인 찬양연습을 해야 하는데, 얼마나 좋으면 저럴까 싶어(ㅎㅎㅎ), 순순히 따라 나섰다.
부리나케 전을 부치고 월남쌈을 만들고 잡채를 하고, 고기를 볶다보니 동생과 오빠와 언니들이 차례로 들어선다.
역시 가족은 즐겁고 행복한 관계임에 틀림없다.
만들어진 음식보다 더욱 풍성한 칭찬일색으로, 조금 짜고 매운 시래기 나물도 통과하고, 약간 짠 맛이 나는 잡채는 넘치는 사랑이라고 칭찬으로 마무리하고, 약간 싱거운 미역국은 싱겁게 먹어야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위로를 나눔으로 차려진 음식보다 더욱 화려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오랫만에 이모와 외삼촌을 만난 주현이와 세현이도 즐거워하고
오랫만에 푸짐한 고모들을 만난 작은오빠네 늦둥이 규락이는 형들을 만난 기쁨까지 얻는다.
오래전 사진을 스마트폰에 담은 작은언니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옛날을 추억하고
더러는 선배님이라 부르며 농담을 하는 우리는 특별할 정도로 친밀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가 삐치기도 하는 그런 남매간이다.
신랑생일을 핑게로 청안 이씨들만 즐겁고 신난것 같아서 형부와 올케언니, 제부에게 아주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생일을 맞은 당사자는 속도 없이 그저 좋아서 헤벌쭉이다. ㅋ
하나님이 보내신 생명,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살아가는 그날까지 건강하며
하나님앞에 부끄럽지 않으며 행복한 날들을 살아가길 기도하며..
서방, 생일 축하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