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여디디아 2010. 10. 18. 08:04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신현림 / 월간조선사

 

 

화도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내 손길은 어설프다.

망연한 손길로 쓰다듬던 책들 사이로 눈을 확 끌어당기는 책..

어머니...

언젠가 읽었던 아버지에 대한 책이 기억되었고, 굳이 읽지 않아도 짐작할 듯한 내용들...어머니에 관한 기억과 사랑들..

여든이 훌쩍 넘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찾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내 아들들에게 나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서일까..

아무튼.

 

제1부 거센바람 막아준 높고 깊은 산, 어머니

제목처럼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바람을 막아주고 깊은 산이 되어주셨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회한들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치는 어머니, 자식들을 위하여 오롯한 마음으로 거센 풍파를 막아주는 어머니의 위대하고 장엄한 힘과 능력들..

그 힘으로 당당히 오늘의 '내'가 있게된 유명 인사들의 가슴저린 이야기들이다.

 

제2부 어머니, 내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슬프고 힘들고 어려워서 딱 죽고싶은 날이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럴때마다 떠올리며 힘을 낼 수 있게 이끄는 힘,

그것이 어머니의 힘이란걸 잊지 않고 어머니의 삶의 모습과 고난을 헤치는 힘을 바탕으로 여기까지 살아온 이들의 어머니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이 나타나 있다. 

끝까지 자신을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내는 힘의 원천인 어머니의 젖줄과 사랑으로 차려주시던 성찬과 자신을 희생하며 오직 자식 우선이었던 지난한 어머니의 삶의 모습들.. 

 

제3부 어머니, 당신도 외로우셨군요.

어머니도 외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건 언제였을까.

어머니는 늘 일해야 하며 고달파야 하며, 참아야 하며 희생과 헌신만을 해야 하는 존재인줄 알았다가 어느날 어머니도 여자이며 그녀의 삶이 있으며 외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 그때 우리는 철이 드는게 아닐까.

어느날 문득 외로운 어머니를 발견할 때 이미 세월은 훠이훠이 흐르고, 나는 장성한 사람이 되어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을 때, 이미 어머니의 외로움은 우울증으로 치닫고 육신은 마음과 달리 움직이는 것을 보는 자식의 마음은 허허롭기만 하다. 

 

책을 읽으며 팔순이 넘어 '눈꺼풀 들어올리는 것도 귀찮다'는 엄마보다는 내 아들들에게 나의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까 더 두려운 마음이 드는건 욕심일까.

우리 아들들에게 엄마인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극성스럽고 강렬한 엄마의 모습일까.

아무래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는 물을 건너고 산을 넘었을 것 같고...

어쩐지 좋은 기억보다는 그렇지 않은 기억만이 가득할 것 같아서 슬슬 불안하기까지 하다. 

 

오늘은 시골에 계신 엄마의 목소리라도 들어야겠다.

병약하여 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셋째딸의 목소리를 낭낭창창하게 들려드림으로 잘 살고 있음을 전해드려야겠다.

아직도 살아계심이 감사한 가을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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