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바다도 가끔 섬의 그림자를 들여다 본다

여디디아 2010. 10. 18. 07:45

바다도 가끔은 섬의 그림자를 들여다 본다

 

 

 

바다도 가끔 섬의 그림자를 들여다 본다

 

한창훈 / 실천문학사

 

 

바다의 사나이 한창훈,

누구보다 바다를 잘 알 것 같은 작가, 바다에 대해서는 몇날 며칠을 이야기해도 끊임없을 것 같은 작가 한창훈,

걸쭉한 남도의 사투리와 입에 착착 감기는 남도의 욕설이 욕설이라기보다는 정다운 느낌으로 와닿게 하는 재주를 가진 작가 한창훈,

바다를 모르는 내게 바다르 가르쳐 주고, 남도를 모르는 내게 남도 사는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과 삶을 깨우쳐 주던 작가.

한창훈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자 기억의 단편을 묶어낸 책이 '바다도..'가 아닐까 싶다.

 

전남 해남군 화산면(지난여름 낙도선교를 갔던 곳)이 그의 고향이란 사실을 이번에 알고 더욱 반갑다.

해남에서 태어난 그가 거문도로 들어가게 된 것은 교사인 아버지의 전근발령 때문이었고, 이후의 삶이 거문도에서 지낸것은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그곳에 계신 때문이다.

이제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며 작가의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위치를 구축한 그가 고향 거문도를 찾으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나그네는 다시 섬으로 들어간다..

글을 쓰며 살아온 그가 외할머니가 계시는 거문도로 들어가는 모습부터 책은 시작된다.

거문도에서의 추억, 어릴적 친구들과의 이야기, 혼자 보았던 바다의 풍경, 흔들리던 배의 모습, 그속에서 흔들리던 사람들의 지친 모습과 뱃멀미로 인하여 초주검이 되는 바닷가의 사람들, 뱃머리에서 작별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긴긴 삶의 이야기들..

바닷가로 여름휴가를 찾아오는 서울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들, 그들을 바라보는 어린소년의 모습..

바닷가 사람들의 먹고 사는 이야기와 삶과 사랑의 이야기와 뿌리없는 전설들을 낱낱히 소개함으로 거문도와 바다에 대한 신비한 구경거리를 잘 나타내 보이고 있다.

 

특별히 거문도에서,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과 젓갈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맛과 향과 생김새를 자세하게 설명함으로 바다를 모르는 이들에겐 기회가 되면  맛을 보고싶게 만들고, 바다와 그곳의 것을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겐 추억과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바다에서 자란 작가가 들려주는 바다이야기,

거기서 키웠던 어느 작가의 꿈과 추억을 들으며 책을 읽고 있자니 바다를 모르는 내게 또하나의 세계가 그려지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수필적인, 바다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이 마치 바다앞에 내가 서 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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