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되면 으례히 봄인줄 안다.
긴 겨울동안 움추린 몸과 마음은 봄이라는 말만 기다리는 듯한다.
긴장으로 뭉쳐졌던 몸과 마음이 허물어져 내리듯이 풀어지는 건 긴 겨울 탓이었고 유난한 눈 탓이었다.
2월 19일 금요일..
날씨가 풀린다는 소식이 반가운건 얄팍한 옷을 입고 졸업식에 가기 때문이다.
이른새벽부터 주현이와 형의 졸업식에 맞추어 외박을 나온 세현이가 차례로 욕실을 들락거리며 씻고 감고 빗고 바르고 칠하고 다듬고를 거듭하고 틈새로 새치기하듯이 나또한 분장과 변장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가족은 얼어죽는다" 는 주현이의 말은 세 식구가 얇은 옷을 입음으로 조금이라도 얄팍해 보이려는 마음이었음을.......
물론 아무리 애를 써도 사진이 모든걸 증명하니.. 쩝~~
대학에 입학을 하던 날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내 아이가 대학생이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기쁨이며 희망이었던지.
남학생이 자취를 하면서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열심히 밥을 하고 세탁을 하고 그리고 청소를 하며 공부도 간간히 하며 보낸 4년의 세월..
1학년을 마치고 아빠의 사업을 돕기 위해 휴학을 하고, 다음해에 군대엘 가고..
복학하여 2~4학년을 마치고나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아도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학교 가지 않겠다는 말은 한번도 하지 않았던 녀석, 학교 다닐때가 가장 행복하다는건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부모님께 손을 내밀어도 부끄럽지 않기 때문임을 너무나 잘알고 있다.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평생을 일을 하면서 살아야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여겨질 것이며 그 부담감을 잃지 않아야 한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음을 알 것이다.
앞으로의 삶이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씩씩하게 살아가길 바랠 뿐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모습은 같다.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가가 중요한 일이며 어디에 목적을 두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오로지 돈만 아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남의 마음에 못을 박지 않으며 나로 인하여 남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하나님앞에서 신실한 모습으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졸업을 축하하며 열심히 살아갈 주현이의 모습을 기대한다.
사랑하고 축복하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