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현 병장님!!
알맞은 속도와 안성맞춤인 거리와 빈틈없는 표정과 높낮이가 일정한 목소리의 톤으로 '충성!'이라 인사하는 그 모습이, 훈련병의 겁먹은 시기와 이등병의 불편한 시절, 일병과 상병의 일상적인 습관처럼 아직도 그럴까?
병장이란 계급으로 조금은 방심한 자세로, 또 조금은 안이한 자세로, 때론 시건방진 자세로 눈을 치켜뜨며, 위아래를 훑어보면서, 각이 틀어진 모습으로, 늘어진 테잎처럼 조금은 쳐지는 목소리로 또한 게으른 손바닥을 펴며 인사하는건 아닐까.
아무래도.. 아무래도 좀 그럴거 같아. ㅋㅋ
이래뵈도 병장인데, 제대가 코앞인 병장인데 훈련병과 이등병과 일병과 상병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지...라며 으시대는건 아닐까.
그래, 그러면 어때, 길고긴 며느리의 시절을 지냈고 시어머니보다 얄미운 시누이의 시절마져 지냈는것을...
눈치껏, 윗분들에게 걸리지 않을만큼만 병장으로서의 나태하고 게으른 모습을 가진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물론 우리의 김병장께서 스스로 알아서 하시겠지만.. 푸하핫~~
'아들 아이리스도 안보고 공부합니다~ 제대가 코앞이라 바쁘네~빨리 나가고 싶어라~' 라는 문자를 받은건 지난 목요일 밤이었지?
여전히 아빠는 아이리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스릴 넘치는 모습이 오히려 불안해 엄마는 아이리스를 시청하지 않은채 조용히 그리고 폼나게 성경을 읽다가 막 잠자리에 들었던 시간이었었어.
네 문자를 보는 순간, 얼마나 기쁘고 대견하든지.
'역시 내 아들 세현이구나, 나의 기쁨이며 나의 자랑인 세현이'라며 핸드폰에 찍힌 글씨들을 보며 이미 달아난 잠을 잊은채 혼자 감동했었단다.
사랑하는 세현아^^*
위에 사진을 보렴.
형이 초등학교 2학년, 네가 유치원일 때, 우리가족이 가을소풍으로 남이섬으로 갔던거, 기억하니?
평내에서 마석으로 이사올 때 네 어릴적 사진을 몽땅 잃어버려서 안타까워 했는데 이번 이사때 하늘에서 툭~~ 떨어졌지 뭐니.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말할 수 없단다.
'형 어릴때 사진은 많은데 난 사진이 하나도 없어'라고 했을때, 그렇잖아도 첫째보다는 둘째인 네게 소홀했던 엄마마음이 얼마나 미안했던지.
이 사진은 들어다 볼수록 이쁘고 사랑스럽단다.
어쩌면 이렇게 이쁜 폼을 잡았던지,
형의 목을 힘차게 껴안은 네 표정과 아파죽겠다는 형의 표정이 정말 천사같지 않니?
네 방 컴퓨터위에 햇살이 머무르는 시간이면 모니터를 볼 수가 없어서 아빠가 커튼 대신에 사진을 크게 확대해서 걸어두셨단다.
아들들이 보고플 땐 슬며시 방문을 열고서 사진을 들여다보며 혼자서 웃고는 한단다. 마치 내곁에 사랑하는 아들들이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아서 좋구나.
사랑하는 세현아^^*
신종플루로 인하여 휴가를 다 찾아먹지 못하는거 아니니?
언제부터 대한민국에서 군인들을 그렇게 걱정했다고 신종플루로 휴가, 면회, 외박을 모두 취소하는지. 이로인해서 애끓는 마음들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이 있을까.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보다, 사랑하는 애인을 기다리는 여친들의 마음보다, 갇힌자의 신분으로 꼼짝할 수 없는 청년들의 마음이 가장 쓰릴테지?
그러나 사랑하는 아들아!!
이 기회 또한 너를 향한 하나님의 방법임을 기억해라.
절제와 인내가 부족했다면 이 기간을 통하여 인내를 배우도록 하자.
우리에게 그저 지나는 것이란건 아무것도 없음을 기억하고 모든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깨달으며 더 길게 인내하며 오래 참으며 견디는 법을 익혀가는 기간이길 바랜다.
신종플루를 통하여 우리에게 인내가 진정 무엇인지 배우는 시간이 되도록 하자.
세현아^^*
이 글을 쓰고는 집에서 등록을 하는순간 휘리릭 날아갔지뭐냐.
속이 상해서 컴퓨터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지금 아빠사무실에서 글을 쓰려니 부분적으로 살아있네.. 휴~~~
어제 통화를 해서 마음이 놓이는구나.
아직도 어리기만 한 너의 목소리는 늘 나를 설레이게 하고 달려가고프게 만든다.
열심히 공부하며 독서도 하고 있다니 감사한 일이구나.
주현이는 책을 좋아하지만 너는 책 읽기를 싫어했는데 말이다.
이제서야 독서의 맛을 느낀다니 감사한 일이구나.
사랑하는 세현아^^*
겨울이 시작되었다.
늘 그랬듯이 건강하며, 하나님과 사람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늘 노력하는 아들이 되기를 엄마는 늘 기도하고 있단다.
오늘은 겨울햇살이 참 따뜻하다.
샬롬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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