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에서 퍼옴
들꽃 한 송이에도
전 동 균(1962~ )
떠나가는 것들을 위하여 저녁 들판에는
흰 연기 자욱하게 피어 오르니
누군가 낯선 마을을 지나가며
문득, 밥 타는 냄새를 맡고
걸음을 멈춘 채 오랫동안 고개 숙이리라
길 가에 피어 있는 들꽃 한 송이
하찮은 돌멩이 하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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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조용히 머물고
하얀 연기가 피어나는 굴뚝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툭~ 떨쿠어지던 눈물은
누군가가 떠나는 소리였을까.
낯선 동네에서 피어나던 하얀 연기는
각각의 고향을 가슴에 담은채로
가난한 마음으로 저녁밥을 짓던 투박한 손놀림은
두고 온 고향과 저녁밥을 준비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로 지어낸 저녁밥이 아니었을까.
낮은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보이는 들꽃들
생각없이 밟고 지나는 240밀리의 발아래 짓이겨진 가여운 들꽃들은
스러지는 순간에 나를 원망했을까.
이름모를 들꽃 한 송이도
이름없는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걸음을 멈춘 채
고개 숙이며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찾아야겠다.
이 가을이 지나기 전에..
(진옥이의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