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들꽃 한 송이에도

여디디아 2009. 9. 25. 14:45

박하사탕에서 퍼옴

 

 

들꽃 한 송이에도

 

 

        전 동 균(1962~     )     

 

 

 

떠나가는 것들을 위하여 저녁 들판에는

 

흰 연기 자욱하게 피어 오르니

 

 

누군가 낯선 마을을 지나가며

 

문득, 밥 타는 냄새를 맡고

 

걸음을 멈춘 채 오랫동안 고개 숙이리라

 

 

길 가에 피어 있는 들꽃 한 송이

 

하찮은 돌멩이 하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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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조용히 머물고

하얀 연기가 피어나는 굴뚝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툭~ 떨쿠어지던 눈물은

누군가가 떠나는 소리였을까.

 

낯선 동네에서 피어나던 하얀 연기는 

각각의 고향을 가슴에 담은채로

가난한 마음으로 저녁밥을 짓던 투박한 손놀림은

두고 온 고향과 저녁밥을 준비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로 지어낸 저녁밥이 아니었을까.

 

낮은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보이는 들꽃들

생각없이 밟고 지나는 240밀리의  발아래 짓이겨진 가여운 들꽃들은 

스러지는 순간에 나를 원망했을까.

 

이름모를 들꽃 한 송이도

이름없는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걸음을 멈춘 채

고개 숙이며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찾아야겠다.

 

이 가을이 지나기 전에..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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