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가족여행- 제주도를 가다

여디디아 2009. 8. 3. 22:09

 

 

 

 

 

 

 

                                                    숙소인 라마다호텔에서..

 

 

 

 

 

 

 

 

 

                                               성산일출봉 입구에서

 

 

 

 

 

 

 

 

 

 

 

 

 

 

 

 

                                                         섭지코지에서 

 

 

 

 

살아가다보면 잊을 수 없는 날이 혹 있다.

2009년 4월 둘째 주 토요일..

내게 있어 이 날은 잊을 수 없는 날에 속한다. 애써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상처처럼...

제2회 남양주 한강걷기대회가 있던 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둘째 토요일이라 교회의 성도님들과 즐겁게 걸어가고 있을 때, 요란하게 울리던 전화 한통이 내 작은 여유를 싹 거두어 가버렸던, 그날이다.

한강걷기대회가 일찍 끝나면 회사로 와서 회를 먹으라는 사장님의 목소리를 외면한채 평내광고에 가서 화풀이인지, 푸념인지를 하염없이 늘어놓다가 아무래도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었었나 보다.

이제부터 없어질 격주 토요일의 여유를 빼앗기는데 대한 반감일 수도 있었고, 나에게도 어엿한 가정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을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진에어에 들어가 여름휴가를 위하여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표 넉장과 김포로 향하는 비행기표 넉장을 예매하고 주현이와 세현이에게 이번 여름은 가족이 함께 제주도로 가자고 문자를 보냈었다.

 

7월30일 오후, 늦은 비행기라지만 휴가철이라서 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일찍 집을 나섰는데 의외로 차들이 별로 없다. 2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리며 주현인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신랑은 휴게실에서 졸음에 못이겨 끄덕이기도 하고 나와 세현인 구석구석 공항을 둘러보고 스타벅스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며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비행기가 연착을 하여 제주도에 도착하니 7시가 넘었다. 짧은 일정이라 저녁에 한곳을 둘러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호텔에 짐을 푼 후 바닷가를 산책했다.

서해안보다 끈끈한 것이 느껴지질 않고 상쾌한 바닷바람에 비릿한 생선내음과 짜릿한 소금냄새가 함께 실려져 코 끝에 와닿는다.

고등어조림이 먹고싶다는 주현이의 의견에 힘입어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세 남자는 고등어 조림을 주문하고 나는 어랭이물회를 시켰는데 별로 특별한 것이 없다. 대신 세 남자의 고등어조림은 맛이 끝내준다는 거..

 

호텔에서 이벤트로 생맥주파티가 있다고 한다. 1인당 만원이면 생맥주와 안주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하여 네 식구가 입장을 했다.

남은 뷔페음식과 생맥주를 처분하는 의미에서 호텔은 남는 장사를 하고, 관광객들은 싼 가격에 생맥주와 안주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따뜻하면서 쫄깃한 족발과 탕수육과 불고기, 게찜과 과일들을 먹으며 시원한 생맥주를 들이키며 의미없는 대화를 나누며 대화보다는 커다란 웃음을 던지며 잔을 부딪힌다.

2000cc를 마신 주현인 연달아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1000cc를 마신 신랑은 적당한 알콜로 인하여 기분이 좋아서 연신 싱글벙글이고, 750cc를 마신 세현인 혼자서 다 마신 듯이 얼굴이 새빨개졌고, 200cc를 마신 나는 새빨간 얼굴로 허청거리는 다리를 감추기 위하여 세현이의 손을 끌었다가 신랑의 손을 잡아챘다가 주현이의 어깨를 짓누르기도 한다.

 

제주도 바다에서 막 건져낸 고등어처럼 펄떡이는 녀석들의 젊음엔 어떤 것이 숨었을까. 밤이 늦도록 둘이서 이야기를 하는지, 다시 술을 마시는지, 도대체 들어올 생각을 않는다.

밤바다를 다시 구경한 신랑과 둘이서 아들들이 자야할 침대를 만져보고는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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