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강릉...

여디디아 2008. 9. 22. 17:21

 

이른아침에 준비한 치즈, 참치 김밥

 

 

 

커피, 우유, 콜라, 17차, 그리고 물이 준비되고..

 

 

 

                                       강릉 해수욕장에 새겨놓은 주현이의 흔적

 

 

                            추석에, 세현이 몫으로 얼려놓았던 전들.... 도시락에 담고..

 

평창휴게소에 들러 세남자가 볼 일도 보고...

 

 

주문진항에서 배부르게 먹은 모듬회(3만원)

 

모듬회에 함께 나온 오징어회

 

회를 기다리는 세현이와 나

 

                                         회를 기다리는 아빠와 큰아들 주현이

 

                                                           가을바다앞에 선 주현

 

  

 

어쩔수 없는 복귀의 시간이 다가들고..

 

귀대시간을 앞둔 평택의 빕스.. 울적한 세현

 

울적한 세현이 옆에서 철없이 웃는 신랑^^*

 

 

 

이 세상에서 내 부모님께 가장 효도하고 싶은 때,  아옹다옹하던 형이나 누나나 혹은 동생이 가장 소중하다고 느끼는 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과 단 한번도 인상쓰지 않으며 다투지 않으며 억센 말이 오가지 않으며 무조건 이해하며 모조리 용서하며 오로지 내가 참으리라고 다짐하는 때, 그래서 이 세상이 평화로우며 무엇보다 우리가정이 천국이라고 생각할 때..

그때가 아마 군대에 입대한 때이며 짬이 되지 않아서 아직 어설픈 군인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때, 모자에 그어진 작대기 하나와 둘이 될때.. 그때가 아닌가 싶다.  

이미 한번 겪어본 바로는 모자에 작대기 세개가 올려지면, 입대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돌아가고

제대를 앞둔 병장이 되면 이미 모든걸 국가에 반납하고 다시 패기있고 무모한 젊은 남자로 돌아감을 알고 있다.  물론부모와 형제자매는 결혼하면 저절로 멀어지고 영원히 나와 함께 가지 않는 촌수가 매겨짐도 알고 있다.

 

휴가나오면 가족끼리 여행을 하고싶다던 세현이의 바람은 나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햇다.

토요일, 늦게 들어온 세현이와 새벽에 들어온 주현일 기다리며 참치와 치즈를 넣은 김밥을 말고 추석에 세현이 몫으로 얼려놓은 전을 해동하며 갖가지의 음료수를 준비한다.

예정보다 1시간30분이 늦은 8시30분, 강릉으로 출발이다.

 

잠이 부족한 두 녀석이 뒷좌석에서 잠을 보충하고 신랑과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영동고속도로를 달린다.

여주휴게소에서 잠을 깬 세현이와 부대이야기며, 훈련소이야기를 듣는다.   

어린아이인줄 알았던 작은아들이 어느새 건장한 남자가 되어버린듯 하다.

평창휴게소에 도착하니 새벽에 잠이든 주현이가 부시시 일어난다.

세 남자가 휴게소에 들러 볼일을 보고 커피도 한잔씩 마시고 잠이 깬 말간 모습으로 차를 지키고 있는 내게로 온다.

평창에서 강릉까지의 고속도로는 이야기로 인하여, 웃음소리로 인하여, 김밥을 먹는 소리로 인하여 활기차다.

정동진에 도착하여 해안도로를 찾으니 네비가 옥계라는 곳에 우릴 데려다 놓는다.

어이없어 하면서 다시 정동진으로 돌아와 강릉으로 길을 잡아 간간히 나타내는 가을바다의 모습을 만난다.

 

강릉에 도착하니 세현이가 여기저기 와본 곳이라며 반색을 하고, 그런 세현이에게 주현이가 거든다.

"짜식이 안가본데가 없냐?"..

대학생이 된 세현이는 겨울엔 겨울바다와 스키장을, 여름엔 여름바다와 해수욕을 즐기며 청춘을 즐긴 것을 누구보다 나는 잘 알고 있다. 

익숙한 바다를 비켜가며 좁은 차 안에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이야기중 3분의 2는 군대이야기이다.

"아빠가 군대있을 땐 말이야...."

장황한 설명에 주현이도 멍~~, 세현이도 멍~~, 결국 신랑이 하는 말,

'많이 변했네'...

이번엔 주현이,

"너 5대기 알지? 우린 3대기도 있었어..." 5분대기조와 3분대기조를 설명하는 주현이에게 세현이는 그런거 모른다고 한다.

어이없어 하는 주현이,

"너는 군인도 아니야"

곁에서 들으니 정말 세현인 군인이라기 보다는 고위공무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대도 잘 풀리고 특히 군번이 잘 풀렸으니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세현이가 입대할 때, 부대원이 50명인데 30명이 병장이었다고 하니 정말 잘 풀린 군번인가 보다.

 

바다를 끼고 가다보니 어느새 주문진항이다.

차를 주차하고 항구에 있는 시장으로 들어가니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네 식구가 3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아저씨의 말에 이끌려 자리를 하고 있으니 먹음직한 회가 놓여진다.

회 3만원, 매운탕 5천원, 야채와 자릿세 5천원, 회 뜨는데 5천원,

오랫만에 가족이 맥주 한잔씩을 하는데 맥주 두병에 6천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회로 배를 채우니 세상을 얻은듯이 충만하다. (서해안과는 비교가 안된다).

 

바다에 들러 이리저리 포즈를 잡으며 사진을 찍고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맑고 푸른 바다에 몸과 마음을 풍덩 던지고 싶지만 용기가 나질 않는다.

가족이 함께 떠난 여행이라 주현이도 의미를 남기고 싶은가 보다.

보드라운 모래밭에 날짜를 써 놓는다.

 

세현이 친구들이 빨리 오라고 전화가 요란하고 모처럼 한번 쉬는 토요일인데 현수막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부담을 준다.

바다를 봤다고, 회를 먹었다고, 준비해온 과자와 김밥과 전과 음료수를 먹었음으로, 그러고나니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는다.

차를 돌려 북강릉에서 고속도로를 타니 빗방울이 툭툭 뜯긴다.  

여주에 오니 길이 밀리고 비가 세차다.

국도를 택하여 집으로 오는 길, 

여전히 차가 밀리고 빗방울이  앞길을 가로막지만 오랫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세현인 행복해 하고

그런 동생을 보는 주현인 흐뭇해 하고, 그런 아들들을 보는 우리는 대견하기만 하다.

멀고 먼 여행길이지만 조금도 피곤치 않다는 신랑의 말을 들으니 신랑또한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주고받은 웃음으로, 함께 부딪힌 건배로, 함께 마음으로 모으고 빌었던 기도로 인하여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천국의 기쁨을 누리며 내일을 소망하며 감사가 넘치는 삶을 살아가리라.

군대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삶의 터전에서..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오늘을 기억하며 또다른 오늘을 기다림으로 힘차게 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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