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아^^*
푸르른 오월이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 오월이란 생각이 왜 그리 푸르게 들어오는지.
갑자기 마음이 밝아지고 온 세상이 초록으로 보이는구나.
아무런 일도 없이 그저 행복한 마음으로 맞이한 오월의 첫날 아침
이다.
훈련으로 고된 네 마음에도 오월이 푸르름처럼 다가들기를 바랜
다.
그리하여 네 젊음도, 네 푸른 청춘도 결코 헛되지 않음을 기억하길
바랜다.
세현아^*
지난밤에 나는 네 침대에서 잠을 잤다.
지금쯤 우리세현인 훈련으로 피곤한 몸이 곯아 떨어졌겠구나.. 싶
어서 한편 안도하면서 말이야.
힘들고 지친 몸은 잠이라는 휴식을 통해 에너지가 생성되고 그 에
너지로 또 내일을 살아갈 수 있으니 다행이지 뭐니.
참, 자다가 불침번 서는 것, 그것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건 집에서 편안하게 잠을 자는 나도 싫거든.
불침번 서다가 잠자면서 헛소리 하는 엄마를 생각해봐라.
엄마의 잠꼬대에 놀라서 잠을 깬 적이 많았다고 햇지?
그 생각을 하며 졸음을 쫓고 웃는 여유를 부려보렴.
여전히 엄마는 꿈속을 헤매고 잠꼬대를 하고 소리를 질러대고.. 그
렇게 살고있다.
세현아^^*
어제 수요예배는 참석했는지?
군에서의 네 신앙이 얼마나 막중하다는걸 알고 있지?
지금은 훈련소이지만 거기서부터 네 선교는 시작된거야.
군대는 황금어장이라고 한다.
그만치 많은 친구들이 있고 그중에서 예수님을 모르는 친구들이
많을테지?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복된 일을 잘 감당하길 엄마는
기도한단다.
사랑하는 세현아^^*
오늘은 무슨 훈련을 어디에서 받을까.
총이란 것이 네가 가졌을 때는 든든한 방어막과 안전을 가져다 주
지만 상대방에겐 엄청난 무기란 것을 잊지마라. 절대로 총으로 장
난을 하거나 함부로 다루는 일이 없도록 해라.
총은 생명과 바로 연결된 것임을 명심하고 조심하고 소중하게 다
루길 바래.
며칠전에 '집으로 가는 길'이란 책을 읽었는데 시에라리온의 소년
이 병사가 되어 총으로 사람을 죽이고 그 후유증으로 힘들어 하며
재활하느라 애쓰는 과정을 보았거든.
이 땅에 착한 전쟁이란 것도 없고 나쁜 평화란 것도 없단다.
정말 이 땅에 전쟁이 없기를 엄마는 기도한단다.
평화를 위하여, 진정한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네가 흘리는 모든 수
고와 애쓰는 모든 훈련과 인내가 귀하게 사용되어지길 엄마는 기
도한단다.
사랑하는 세현아^^*
오월이다.
참으로 푸르른 오월이다.
계절의 여왕인 오월의 푸르름처럼 사랑하는 우리 세현이도 푸르고
푸르길 원한다.
네 꿈이 푸르러지고 네 젊음이 푸르러지고 네 모든 생각들이 푸르
러져 마음가득히 푸르름이 넘쳐나길 엄마가 기도한다.
오늘도 무사히 훈련받으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길 기도하며...
사랑하는 세현일 생각하며 출근한 아침에 엄마가 보내요^^*
2008년 5월 1일 푸르른 날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