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 밥
오 세 영(1942~ )
내가 잠든 사이 / 아내는 몰래
나의 귓밥을 판다.
어둡고 좁은 坑(갱)의 막장에서
한 알의 보석을 캐듯
비밀을 캐는 그녀의 / 거칠어진 손.
무엇이 궁금했을까.
나의 조루(早漏)는 불면 탓인데
나의 폭음에는 원인이 없는데.
아내여
더 이상 귓밥을 파지 말아다오
내 보석은 이미
네 손가락의 반지에서 빛나고 있다.
귀를 막고 사는 / 어두운 시대의 시인.
귓밥이 없다.
----------------------------------
바쁘다는 핑계속에 어느곳에도
마음놓지 못하고 허둥대는 날들,
허둥대는 굵은 허리틈으로 무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구월을 데려다 놓았다.
스무살의 청년인 큰아들은 어젯밤 모처럼
귓밥을 파달라고 무릎을 베고 누웠다.
유난히 큰 귀와 귓구멍,
속이 훤히 보이는 귀를 들여다 보며 우물을 느끼는건
이 아이의 유치원때 부터 느낀 엄마의 느낌이었는데.
귀 파는 숟가락을 들고 남편옆으로
묘한 웃음을 흘리며 다가가면
어느새 키가 큰 남자는 기겁을 하고 도망하고
처제가 오면 믿고 맡기는 이유는 또 뭔지.
글쎄,
아무리 보아도 귓밥을 파면서 보석을 캐는 재미는
느끼지 못하는데, 유난스레 귓밥을 잘 파는
언니와 동생은 그런 기분일까 혹시?
오늘도 습관처럼 면봉으로 귀속을 후비는
내 손의 움직임은 그칠줄 모른다.
(진옥이의 한마디!!)
오 세 영(1942~ )
내가 잠든 사이 / 아내는 몰래
나의 귓밥을 판다.
어둡고 좁은 坑(갱)의 막장에서
한 알의 보석을 캐듯
비밀을 캐는 그녀의 / 거칠어진 손.
무엇이 궁금했을까.
나의 조루(早漏)는 불면 탓인데
나의 폭음에는 원인이 없는데.
아내여
더 이상 귓밥을 파지 말아다오
내 보석은 이미
네 손가락의 반지에서 빛나고 있다.
귀를 막고 사는 / 어두운 시대의 시인.
귓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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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계속에 어느곳에도
마음놓지 못하고 허둥대는 날들,
허둥대는 굵은 허리틈으로 무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구월을 데려다 놓았다.
스무살의 청년인 큰아들은 어젯밤 모처럼
귓밥을 파달라고 무릎을 베고 누웠다.
유난히 큰 귀와 귓구멍,
속이 훤히 보이는 귀를 들여다 보며 우물을 느끼는건
이 아이의 유치원때 부터 느낀 엄마의 느낌이었는데.
귀 파는 숟가락을 들고 남편옆으로
묘한 웃음을 흘리며 다가가면
어느새 키가 큰 남자는 기겁을 하고 도망하고
처제가 오면 믿고 맡기는 이유는 또 뭔지.
글쎄,
아무리 보아도 귓밥을 파면서 보석을 캐는 재미는
느끼지 못하는데, 유난스레 귓밥을 잘 파는
언니와 동생은 그런 기분일까 혹시?
오늘도 습관처럼 면봉으로 귀속을 후비는
내 손의 움직임은 그칠줄 모른다.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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